"경주리조트 벌써 잊었나…" 여름성경캠프 대형참사 날뻔

입력 2014-08-02 09:03:46

어린이·교사 128명 수련장 빠져나간 지 1시간 후 천장 폭삭

준공 10일 만에 폭삭 내려앉은 상주시 중동면 참샘수련원 2층 천장 432㎡(130평). 천장(석고보드)을 지탱하는 천장보는 설계상 경량 철골을 사용해야 하지만 무너진 후 확인한 결과 모두 가느다란 나무막대기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도현 기자
준공 10일 만에 폭삭 내려앉은 상주시 중동면 참샘수련원 2층 천장 432㎡(130평). 천장(석고보드)을 지탱하는 천장보는 설계상 경량 철골을 사용해야 하지만 무너진 후 확인한 결과 모두 가느다란 나무막대기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도현 기자

상주의 한 교회 수련원 2층 천장이 준공 10일 만인 1일 오전 10시 35분쯤 한꺼번에 폭삭 내려앉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수련원 2층에는 어린이 92명과 교사 26명 등 118명이 있었지만, 다행히 사고 발생 1시간쯤 전에 1층으로 이동해 대형 참사는 면했다. 사고 직후 2층 천장보를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았다는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면서 강도 높은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어린이전도협회 김천지회 주최 '어린이 여름성경캠프'가 진행 중인 상주시 중동면 회상리 참샘수련원(바닥 422㎡, 연면적 902㎡). 1일 오전 10시 35분쯤 2층 체력단련장 천장에서 432㎡ 크기의 석고보드와 합판이 7, 8m 아래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천장 재질이 석고보드 2장을 겹친 것인데다 8m 정도의 높이에 한꺼번에 무너진 것이어서 바닥에 있던 철제 의자가 찌그러질 정도로 충격이 컸다.

사고가 난 2층 체력단련장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18명이 여름성경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1시간 30분쯤 뒤인 9시 30분쯤 1층 숙소와 강당에서 시행되는 팀별 활동을 위해 거의 모두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층에서 휴식을 취하던 임산부 이모(35) 씨와 이 씨의 3살 난 아들이 무너진 천장 더미에 갇히기도 했다. 다행히 모서리 쪽에 앉았던 덕분에 무너진 지붕과 벽면 사이의 공간을 통해 스스로 탈출하는 데 성공해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후 경찰과 소방관 등 51명이 출동해 혹시 있을지 모를 매립자 수색을 벌였으며, 어린이 등 참가자들은 모두 인근 회상교회로 이동시켰다.

개인 소유인 이 수련원은 9년 전인 2005년 7월 교회 및 수련원으로 준공됐지만 사고가 난 2층 체력단련장은 증축된 곳으로 불과 10일 전인 지난달 22일 상주시에 의해 준공처리됐다.

사고 현장을 조사한 경찰은 천장 공사에 대해 부실공사 여부를 파악 중이다. 천장 석고보드를 지탱하는 천장보는 설계상 안전을 위해 경량 철골을 사용해야 하는데도 사고가 난 수련원 2층 천장은 가는 나무막대기를 사용해 하중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상주경찰서 관계자는 "설계도면에는 경량 철골을 사용해 천장보를 설치하고 석고보드 등을 연결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모두 가는 나무막대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안전 불감증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시공사의 부실공사 및 공무원의 준공검사 이행 여부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상북도는 민관합동으로 도내 수련원 용도의 건축물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도는 1일 오후 9시 도청 회의실에서 도'시군 건축 및 안전관리부서, 경상북도 건축사회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고수습 대책회의를 열었다.

민관합동 점검반을 편성해 도내에 있는 수련원 용도의 건축물 67곳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하기로 했다. 2, 3일 이틀간 점검을 완료하고, 이를 제외한 종교용 시설 등의 건축물에 대해서는 시군 자체점검 후 그 결과를 도에 통보하도록 했다.

특히 민간이 소유'관리 중인 대규모 청소년 수련시설을 대상으로 주요 구조부 및 마감재의 안전성과 소방시설 등을 중점 점검할 계획이며, 위험요인을 발견한 경우에는 보수'보강 및 이용 제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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