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안철수 나란히 사퇴…새정치 최고위원단도 물러나

입력 2014-08-01 10:36:07

7'30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다음 날인 31일 고통의 하루를 보냈다.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바뀌었다.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 명이었던 손학규 상임고문은 아예 정계를 떠났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대표직에서 동반 사퇴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다.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백의종군의 자세로 새정치연합이 부단한 혁신을 감당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했다. 채 1분도 되지 않은 짧은 고별사였다.

안 대표는 따로 기자회견을 하지는 않고 "선거 결과는 대표들 책임이다.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최고위원회의에서 밝혔다.

두 공동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자 최고위원단도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기로 의결했고, 주승용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도 모두 사퇴했다. 이렇게 김'안 공동대표 체제는 4개월 만에 처참하게 막을 내렸다.

새정치연합은 당헌'당규에 따라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게 된다. 박 대표 직무대행은 당 혁신과 재건 작업을 진두지휘한다. 3일까지 당 상임고문단과 시도당위원장단, 선수별 의원 모임 등 단위별 비상회의를 소집해 비상대책위 구성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4일 의원총회에서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손학규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이날 전격적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손 고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정치를 그만둔다. 저는 이번 7'30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은 또 "정치에서는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평소 생각이었다.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도 저의 생활 철학"이라며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리는 세상, 모두가 소외받지 않고 나누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려 했던 저의 꿈을 이제 접는다. 오늘 이 시간부터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성실하게 생활하겠다"고 밝혔다. 회견장에서는 야당 의원 10여 명이 침통한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봤다. 손 고문은 국회 정론관을 돌며 정치부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야권은 대망론을 다시 써야 할 판이다. 안 대표와 손 고문, 경기 김포에서 진 김두관 전 경남지사까지 큰 상처를 입으면서 세대교체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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