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팍팍할수록 그 무엇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짙어지며 그 대상 역시 대개는 '사람'일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살이 한 단면이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한국의 슈바이처'로 생애를 바친 고 이태석 신부의 '울지마 톤즈'는 2010년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삶의 화두를 던졌다. 그로부터 다시 4년이 흐른 지금, 평화방송과 가톨릭교회가 세상에 내놓은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최초의 영상보고서이자 다큐멘터리 영화인 '우리 안의 김수환, 그 사람 추기경'(러닝타임 90분)이 7일 개봉된다.
키 170㎝, 혈액형 AB형, 8남매 중 막내, 개띠. 올해로 선종 5주년인 김 추기경의 모든 미공개 영상을 모아 지난 3년간에 걸쳐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든 (재)평화방송 전성우 PD를 e메일을 통해 인터뷰했다.
"2011년 '울지마 톤즈'를 제작한 마운틴픽처스가 김 추기경을 다룬 영화를 만들겠다며 평화방송을 찾아왔다가 그 어느 제작사보다 그를 잘 알고 있는 평화방송이 제작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전 PD는 이미 2003년 3월 김 추기경 인터뷰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담당 PD로 그를 처음 대면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10여 년 전 제작은 불발에 그쳤었다.
"그때 추기경께서 '나를 표현함에 있어 더하지도 말고 빼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만 해 달라'는 부탁이 이번 다큐 영상을 제작하는 방향과 구성에 큰 기준점이 됐습니다."
영화는 두 가지 이야기가 겹쳐 전개되는 얼개구조를 갖고 있다. 하나는 2005년 겨울부터 2009년 2월 선종 때까지 평화방송이 만난 김 추기경의 일상이며 다른 하나는 교우, 사제 동료, 유학시절 지인, 가톨릭시보사 직원들의 증언을 제작진이 좇아가며 김 추기경에 대한 증언 및 평가를 연대기적으로 보여주면서 마지막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와 교회 모습을 반추하는 형식을 띤다.
"솔직히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면서 김 추기경님은 '어떤 완성된 사람, 혹은 한 명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완성된 삶을 향해 나갔던 분이나 나가려고 노력했던 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었지만 제작을 진행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번뇌와 고민, 실패와 고통이 그분의 영광이었고 그분의 위대함이지 않을까' 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전 PD는 이번 영상에서 그동안 약간 부풀려지고 혹은 인위적 의도에 따라 약간은 포장됐을 법한 김 추기경의 모습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 아니 본 그대로의 모습을 전하고픈 마음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영화는 김 추기경이 오히려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봐요'라며 세상을 향해 물음을 던진 것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선 여행이랄 수 있습니다."
이 시대에 진정 그리운 사람 중 한 사람인 김수환 추기경, 그는 죽음을 어떻게 맞이했고 죽기까지 어떤 고민을 했을까? 그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영화는 인간으로서 아름다운 그의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이자 시름에 빠져 허우적대는 오늘날 대한민국을 어루만질 의미 있는 시간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전 PD는 현재 평화방송 마케팅부 기획특집부 소속으로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그 3일의 기록, 다시 보는 콘클라베'를 비롯해 2006년 바티칸을 소개한 다큐 '바티칸을 가다 1, 2'와 순례 로드 다큐 '길을 찾아 길을 나서다' 등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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