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m 남긴채…13년 끈 대구선 연결路 3년째 질질

입력 2014-07-30 11:22:54

92억 들인 도로공사 중단…수성구 "예산 약속 안 지켜 26억만 더 들이면 되는데"

13년째 끌어온 대구선 북편 지역 간 연결도로(경안로~매호천 1.31㎞) 공사가 320m 구간만 남겨둔 채 2년 가까이 중단되면서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급기야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최근 열린 '대구시장'구청장'군수 정책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공식 건의했다.

사업비 92억원이 들어가는 이 도로는 폭 12m의 4차로로 1990년대 후반 당시 문희갑 대구시장이 대구선 이설사업을 놓고 주민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건설을 약속했다. 수성구 성동을 중심으로 인근 주민들은 대구선 이설사업으로 고가철도가 건설되면 농작물 피해와 조망권 침해, 소음 등이 생겨 주민 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며 고가철도 건설을 반대했다. 이에 대구시는 인근에 연결도로를 만들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대구선 이설사업을 마무리했다.

시는 2001년 4월부터 2002년 5월까지 실시설계를 거쳐 2006년 12월부터 도로 공사에 착수했다. 폭 20m 미만의 도로는 구도(區道)이기 때문에 시에서 특별교부세 형태로 구청에 사업비를 지원하고 도로 건설은 구청이 맡았다. 시는 한꺼번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가 어려워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연차적으로 예산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2012년 8월까지 4차 공사를 통해 총 990m 구간을 건설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예산 지원이 끊기면서 지금까지 나머지 320m 구간의 공사(사업비 26억원 소요)가 중단됐다. 성동 통장 정재형 씨는 "성동에만 50가구 정도가 사는데 그린벨트로 묶인데다 고가철도도 지나가고 도로는 없어 우범지대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유권 침해 등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그런데도 대구시와 수성구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데 급급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수성구청은 시의 지원 없이는 예산 26억원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이 도로는 구청에서 건설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대구시가 약속하고 예산을 지원하기로 한 만큼 시의 예산 지원이 있어야 마무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 도로를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엔 공감하지만 당장 예산을 투입하기는 어렵다"며 "대구의 대규모 도로 사업이 어느 정도 끝나가고 있는 만큼 내년쯤 구청과 협의해 예산을 확보, 공사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