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日 도쿄도지사에 "위안부 문제 잘 해결하자" 주문

명패에 한글 이름 병기한 마스조에 지사, 아베 메시지 전해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도지사를 접견하고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 위안부 문제 등을 언급하며 양국 관계의 건설적 발전을 위해 도쿄도지사가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일본 정계 인사를 접견한 것은 지난해 2월 대통령 취임식 이래 1년 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마스조에 지사는 서울시 초청으로 도쿄도지사로는 18년 만에 공식 방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마스조에 지사에게 "(일본)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양국 관계에 여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특히 역사문제가 중심이 돼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공유하면서 두 나라가 안정적으로 관계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힘써 달라"며 "군대 위안부 문제 같은 것은 두 나라 사이 문제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인권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잘 풀어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두 나라 국민은 서로 우정도 나누고 마음도 나누고 왔다갔다하면서 잘 지내왔는데, 정치적 어려움으로 인해 국민 마음까지 소원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사님이 한국 동포들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지원해주려고 애쓴다고 들었다"며 "재일교포 사회에서 주일 대사관과 함께 재일학교를 짓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부지확보 관계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지사님이 부지확보에 협조해준다고 해 마음 든든하게 생각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대학교수와 정치 평론가 등을 거쳐 2001년 참의원으로 중앙정계에 발을 들여 놓은 뒤, 2007년 재선에 성공하며 국회의원과 제1차 아베 내각의 후생노동상 등을 거친 인사다. 그는 도쿄도지사 명패에 한글 이름을 병기할 정도로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로, 청년 시절에는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조에 지사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많은 분이 피해를 보시고 아직까지 실종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쿄 시민을 대표해 전체 한국 국민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또 이날 박 대통령에게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접견은 서울시의 초청으로 도쿄 도지사로서는 18년 만에 한국을 찾은 마스조에 지사 측의 적극적인 예방 요청에 청와대가 호응하면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