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균 제발 오지 마라"…경찰 "놓쳤다간 치명적 후폭풍" 초긴장 상태

입력 2014-07-24 11:30:38

지역 구워나 본산격, 전담팀 수색·순찰 강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사당국이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와 측근 세력 검거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청도군 청도읍 초현삼거리에서 경찰들이 지나가는 차량에 대해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사당국이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와 측근 세력 검거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청도군 청도읍 초현삼거리에서 경찰들이 지나가는 차량에 대해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되자 경찰은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 씨 검거에 집중하고 있다. 유 씨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초동수사를 허술하게 한 책임을 물어 전남경찰청장과 순천경찰서장이 차례로 직위해제되는 것을 본 경찰은 행여 대균 씨가 담당 구역에서 흔적을 남겼을 경우 닥쳐올 후폭풍에 바짝 긴장하며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대구경찰청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구원파의 본산 격인 대명중앙교회, 사업체인 '다판다', 구원파 계열이 운영하는 식당 '총체보리한우', 유 씨의 부인 권윤자(71) 씨가 이사로 있던 보전신협, 대균 씨 소유 주택 등 이른바 '유병언 타운'(남구 대명동)이 있기 때문.

경찰 한 관계자는 "생각하기도 싫은 가정이지만 사실 간부급 경찰일수록 혹시 유 씨 일가의 흔적만 발견되고 정작 체포는 하지 못할 경우를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경찰청은 대균 씨 검거를 위해 광역수사대 2개팀 12명과 10~13명으로 구성된 경찰서별 전담팀 등 122명을 동원해 수색과 순찰 강도를 높이고 있다. 10개 경찰서마다 담당구역을 나눠 구역별로 경찰관을 7명씩 배치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유병언 타운을 담당하는 남부경찰서는 초비상이다. 매일 3시간씩 2인 1조로 잠복근무를 하며, 거의 모든 인력이 총동원돼 경계근무를 한다.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아버지 사망 소식을 접한 대균 씨가 움직일 수도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했다.

포항'영덕'울진 등 경북 동해안벨트 경찰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영덕의 경우 숨진 유 씨의 장인인 구원파 창시자 권신찬 목사 부부의 고향으로 알려지면서 동해안 쪽이 밀항 루트로 지목된 바 있고, 최근 컨테이너를 통한 동해안 쪽 밀항시도 신고도 접수되자 포항'영덕'울진 등 경찰서들이 컨테이너들을 이 잡듯이 뒤지기도 했다.

경찰은 밀항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역 화물선박은 물론 어선 동향까지 수시로 파악 중이다. 승선원들의 신원 확인과 선박들의 평균 유류소비량까지 분석해 혹시 평소보다 장거리 운항을 했을 경우 이동 경로와 사유 등을 추적하기 위해서다. 또한 숙박시설과 빈집 등을 매일 탐문해 대균 씨가 숨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는 곳에 대해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세모그룹의 영향력과 밀항의 용이성 등을 감안하면 서해나 남해로 밀항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만에 하나 허를 찔러 동해를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대균 씨가 잡혀야 대강의 일이 마무리됐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대균 씨는 검찰로부터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대균 씨는 세월호 침몰 참사 직후 프랑스로 출국을 시도하다 실패했다. 검'경은 대균 씨 체포에 현상금 1억원을 걸었지만, 여전히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대균 씨가 '신엄마' 신명희(64) 씨의 딸이며 태권도 선수 출신인 박수경(34) 씨와 함께 도주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유병언 전 회장 사망소식에 대구 구원파 35명은 23일 오후 45인승 버스를 타고 경기도 안성 금수원으로 출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23일 오후 7시쯤 전국의 구원파 신도들이 금수원에 모여 유 전 회장의 죽음을 확인하고, 대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병서 기자 kbs@msnet.co.kr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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