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근육 부패 '半백골화'…사망 시점·원인 '의문'

입력 2014-07-23 11:29:26

시신 정밀부검해도 명확한 규명 어려울 듯…야생동물, 시식성 곤충 때문에 백골화 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정확한 사망 시점과 원인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신의 부패'훼손 상태로 볼 때 정밀부검을 해도 명확한 규명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유 씨는 순천의 별장에서 마지막 흔적이 드러난 5월 25일부터 변사체로 발견된 지난달 12일 사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사망시점은 그의 도피생활과 도주 경로를 밝힐 단서가 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유 씨의 시신은 발견 당시 이미 '반백골화'된 상태였다. 통상 매장 시신은 7∼10년, 땅 위에 노출된 시신은 1년가량 지나야 연골조직까지 부패해 완전한 백골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법의학계는 유 씨 시신의 반백골화가 기온'습도보다는 야생동물이나 시식성(屍食性) 곤충 때문으로 본다. '구더기' 때문에 뼈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법의학자인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이호 교수는 "노출된 부위에 구더기가 생길 경우 불과 며칠 만에도 뼈가 드러날 만큼 훼손될 수 있다. 현재 시신 상태만 놓고는 사망시점을 정확히 규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대 법의학교실 이윤성 교수도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의 기후조건이나 야생동물의 활동을 고려해볼 때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했다.

사망원인도 명확하게 밝히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근육'뼈 등의 상처나 목 졸리거나 반항한 흔적 등이 타살 여부를 가늠할 열쇠다. 약물에 의해 사망한 경우 위 내용물이나 혈액 분석이 단서가 된다. 약물 반응에 대한 검사 결과는 24일 오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유 씨의 경우 피부나 근육조직, 혈액이 대부분 부패해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독극물로 숨졌다면 뼈를 정밀검사할 수 있지만 반응이 생기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수사당국의 사인규명 작업이 변사체 발견 당시 주변의 유류품 등 정황증거로 추정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유 씨의 시신이 몸과 목으로 분리된 상태로 발견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타살설이 제기된 데 대해 경찰청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발견 당시 사진을 보면 목이 몸에 붙어 있는 상태였다. 시신의 부패가 워낙 심해 살점이 많지 않아 뼈만 남은 상황이어서 장례식장에 시신을 안치하는 과정에서 목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 사진뿐만 아니라 현장 과학수사요원 등도 이런 취지로 진술했고, 시신이 발견된 다음날인 6월 13일 시신을 부검한 의사도 외부 물리력에 의한 손상이 없다는 소견을 낸 바 있다"고 했다.

사회2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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