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총장 임명…선거 규정 위반 경북대는 ?

입력 2014-07-22 11:09:50

진상조사 경북대 "중대 문제 있다" 판단

홍덕률 대구대 총장
홍덕률 대구대 총장

대구대 총장 공석 사태가 9개월 만에 종결된데 반해 경북대는 자칫 차기 총장 임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북대 차기 총장 임명 지연되나

지난달 26일 차기 총장(임기 2014년 9월 1~2018년 8월 31일) 선거를 치른 경북대는 '재선거' 홍역을 앓고 있다. 당시 총장후보 지원자들이 선거 절차상 규정 위반을 문제삼아 재선거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북대 본부는 22일 명백한 선거 규정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상 재선거에 힘을 실어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본부는 이달 15일부터 각 단과대 교수 8명과 과장급 2명 등 10명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총장 후보자 선출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 사실 확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장임용추천위원회의 내부위원은 단과대별로 최대 3인을 넘을 수 없음에도 공과대에서는 4인이 선정되었다는 점 ▷투표용지에 표시된 일련번호를 따로 분리하지 않음으로써 투표의 비밀을 침해했다는 점 등에 대해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번 선거를 주관한 경북대 총장후보자 선정관리위원회(교수회)는 21일 학교 구성원들에게 보낸 단체 메일에서 "현재 상황에서 총장 재선정(재선거)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정관리위원회는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선거가 모두 무효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후보자의 당락에 관해 현실로 있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발생하였을지도 모른다고 인정되는 때'(대법원 2005년 6월 9일 선고 2004수54 판결요지 ) 선거 무효가 된다"고 밝혔다. 또 "투표용지의 일련번호 부여 및 그 관리방식은 선관위에서 정해 운영했고, 투표용지는 선관위가 보관하고 있는 바 투표의 비밀을 침해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상조사위원회 측은 "잘못된 판례 인용이다. 비밀 침해 또한 명백하다"고 반박했다. 본부 측은 조만간 재선거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경북대 구성원들은 진상조사위원회가 선정관리위원회의 입장이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면서 재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본부 관계자는 "교육부가 규정 위반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요구할 것"이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총장 임명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대구대 총장 공석 사태 종결

대구대 학교법인 영광학원 이사회는 21일 홍덕률 총장 인준에 전격 합의했다. 9개월째 이어졌던 총장 공석 사태를 일단락짓고 대구대 정상화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날 권혁재(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영광학원 이사장은 "총장 인준 결정 이후 대구대 모든 구성원이 대학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하나로 힘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홍덕률 총장의 임기는 인준 다음날(22일)부터 2018년 7월 21일까지 4년간이다. 앞서 홍 총장은 지난해 치러진 선거에서 재선을 확정했지만, 지난 이사회의 파행으로 9개월째 인준을 받지 못했다. 총장 장기 부재로 각종 정부 재정 지원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대구대 학교 구성원들은 이번 인준에 따라 대학 안정화와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총장은 지난 임기 동안 각종 외부평가 지표들을 개선하고 구성원의 역량을 결집해 ▷교육 역량강화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 등 정부 재정 지원사업에서 170여억원을 유치했다.

홍 총장은 "대학의 안정을 위해 신속하게 총장 임명 안건을 처리해준 임시이사진에 감사드린다. 그간 위기에 처했던 대구대를 성원해 주고 격려해준 지역사회와 전국의 교육 관계자들께도 고마움을 전한다"며 "재단분규와 총장의 장기부재로 혼돈에 빠져 있는 대구대학교를 조속히 안정시키고 지체된 구조개혁을 서둘러 추진하는 등 대학발전을 위해 총력을 쏟을 것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총장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으며 1988년 대구대학교 교수로 부임해 교수협의회 부회장, 홍보비서실장 등을 지내고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대구대 제10대 총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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