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봉사단, 입소문 타고 2차 신청자 몰려
"집안 형편이 어려워도 수학 과외를 받을 수 있어 우리도 희망이 생겼어요."
12일 대구 서구청 4층 구민학습관. 1년 6개월의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하 배나사) 교육과정을 마친 중학교 3학년 학생 20여 명이 공부를 도와준 선생님들과 이별의 아쉬움을 나누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 준 봉사자들은 끝까지 잘 따라준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만든 깜짝 동영상을 보여줬다. 몇몇 아이들은 자신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편집한 동영상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배나사에 참여한 김성용(16) 군은 "수학 성적이 20~30점가량 올랐다. 공부에 도움을 받는 것은 물론, 가족과 친구에게 말 못하는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는 만남이어서 더 좋았다. 선생님들 모두 친형, 친누나 같아서 수료해도 계속 연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배나사는 소외 계층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학생, 직장인들이 직접 나서 수학 공부를 돕는 교육봉사단체다. 2007년 처음 생겨난 이 단체는 이준석 새누리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대표 교사로 활동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배나사는 전국 11개 교육장을 두고 있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1월 서구청 구민학습관에 처음 문을 열었다. 수업 과목은 아이들이 혼자서는 성적을 올리기 힘들어하고, 사교육을 이용하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 수학 한 과목. 방학 때는 주 6일, 학기 중에는 주 3일 하루 3시간씩 수업을 한다.
대구의 경우 중학생 25명이 지난해 1월부터 1년 6개월간의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10여 명의 교사는 학업과 직장 일로 바쁜 가운데도 밤늦은 시간까지 학생들에게 나눠줄 문제집을 다듬고 자정이 넘어서도 아이들이 배운 내용을 소화할 때까지 도와줬다.
배나사 봉사자 남지한 씨는 "대학생이라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택시를 타고 다니며 참여했다. 아이들이 잘 따라주다 보니 용돈에서 택시비를 쓰는 것도 아깝지 않았다"며 웃었다.
공부 습관이 갖춰지지 않은 학생들이 많아 봉사자들은 교육과정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열성을 다하는 봉사자들의 모습에 학생들도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상당수 학생은 질문을 이어가며 봉사자들을 붙잡아 두기도 했다. 수학시험을 치면 문제의 반도 못 맞추던 학생들이 80~90점을 받는 일도 생겨났다. 배나사가 입소문을 타면서 21일부터 시작되는 2차 배나사에는 벌써 28명의 학생이 신청했다.
배나사 대구 서구교육장 현효빈 본부장은 "아이들이 수학 성적이 오르면서 다른 과목에도 흥미가 붙어 학교 성적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아이들에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노력하면 된다는 희망을 만들어 준 것이 보람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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