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농협 비료 지원, 정작 조합원은 못 받아

입력 2014-07-19 09:36:05

고추재배 면적 크기로 선정

청송농협이 최근 역내 고추 농가에 비료를 지원하면서 비조합원까지 지원 대상에 넣어 말썽을 빚고 있다. 비조합원에게까지 비료를 지원하는 바람에 일부 조합원들이 비료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이다.

농협은 지난달 말까지 8개 읍'면 고추 농가 610가구에 비료를 10포씩 지원했다. 농협중앙회의 협력기관으로 등록된 비료업체 2곳을 선정, 6천200만원어치 비료를 사들여 농가에 나눠줬다. 농협의 이 자금은 지난 2월 청송지역 폭설피해농가에 대한 중앙회 지원금 37억4천만원의 이자 1억1천200만원 중 일부로 5천600만원은 실제로 피해를 당한 파프리카 시설농가에 지원했고 나머지는 지역 고추 농가에 지원했다.

농협은 지역 고추 농가를 선정할 때 고추재배 면적이 큰 순서대로 지원 대상을 선정하면서 610가구 중 비조합원 43가구가 포함됐다.

비조합원을 지원하면서 정작 조합원들이 비료를 받지 못했다. 주민 A씨는 "인근 지역 농협들은 조합원을 하나라도 더 챙기기 위해 애쓰는데 청송은 그 반대다. 출자금까지 내고 예금은 꼭 농협을 이용하는데 도움은 비조합원이 다 받으니 실망스럽다"고 발끈했다.

농협은 당초 면적 3천300㎡(1천 평) 이상인 고추 농가를 대상으로 잡고 비료를 사들였지만 면적 조사과정에서 대상농가가 610가구 이상이 되는 바람에 배포기준을 4천383㎡(1천326평) 이상으로 바꿨다. 지난달 말까지 중앙회에서 이 자금을 모두 지출하라는 지침이 내려와 농협은 서둘러 지난해 기준으로 받아놓은 고추재배 면적 자료를 토대로 배포 가구를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몇 농가는 실제 신고면적보다 적거나 기준 이하의 농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B씨는 "우리 밭과 붙어 있는 고추 농가는 우리 면적의 60%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비료를 받았다. 과수원 옆에 고추를 조금 심은 농가는 과수원 전체를 고추밭으로 신고해 혜택을 받는 등 조사 자체가 허술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비조합원까지 비료를 지원한 것은 배려차원이었다. 이번 비료 지원이 전체 고추 농가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다른 기금이 조성되면 나머지 농가에도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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