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View] 새누리당 전략기획통 김재원 국회의원

입력 2014-07-18 07:30:54

"친박의 몰락, 박 대통령이 더 잘 하라는 당원들의 경종"

(사진. 연합뉴스) 김재원 국회의원은 심인고, 서울대 공법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학 석사 출신으로 행정고시(31회), 사법고시(36회)를 거쳐 부산지검 검사, 서울중앙지검 검사, 17대 국회의원(2004~2007년)을 지냈으며 현재 19대 국회의원(2012년~)으로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 지방선거 기획위 부위원장,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후반기 운영위 간사, 후반기 보건복지위원 등을 맡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재원 국회의원은 심인고, 서울대 공법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학 석사 출신으로 행정고시(31회), 사법고시(36회)를 거쳐 부산지검 검사, 서울중앙지검 검사, 17대 국회의원(2004~2007년)을 지냈으며 현재 19대 국회의원(2012년~)으로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 지방선거 기획위 부위원장,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후반기 운영위 간사, 후반기 보건복지위원 등을 맡고 있다.

김재원(49) 새누리당 국회의원(군위'의성'청송)은 종잡을 수가 없다.

학력부터 경력까지 완벽한 엘리트 코스를 밟다 중간에 덜컥 공천에서 탈락(자신은 '공천 학살'로 표현)해 중국으로 떠났고, 다시 재선에 성공해 화려하게 복귀했다. 전략기획본부장, 원내수석부대표, 지방선거 기획위 부위원장, 국정원 개혁특위 간사 등 당내 기획이나 전략 분야 요직을 꿰차고 있다.

그런데도 지역구 관리는 엉망이라는 평가다. 중앙정치에 몰입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 특히 6'4 지방선거 지역구 공천 과정과 결과는 낙제 수준이라는 평을 받았다. 군위에서는 공천자가 무소속 후보에 밀려 낙선했고, 의성은 미심쩍은 이유로 단체장이 불출마하는 과정을 겪었고, 청송은 우여곡절 끝에 공천 자체를 하지 않는 등 3개 지역구 모두 공천이 깔끔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 의원은 '별 문제없었고, 책임도 없다'고 강변했다.

가끔 소소한(?) 사고도 친다. 2012년엔 당 대변인에 내정된 상태에서 막말과 욕설 파문으로 임명도 되기 전 철회됐다. 지난해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의 발언을 유출한 당사자로 지목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무성 대표에게 고개를 숙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없었던 일도 아닌데…. 할 말 없다. 부끄러울 뿐"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하지만, 자신이 몸담은 친박(친박근혜)과 대구경북 정치권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댔다. 7'14 전당대회 결과를 '친박의 몰락'이라고 표현하면서 "당을 좌지우지하고, 대통령이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데 대해 친박들의 책임이 있다고 당원들이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누리당 내 전략기획통으로 세월호 국정조사, 인사청문회 등을 감당하고 있는 김 의원으로부터 현 정국 상황과 전망, 대구경북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김 의원은 심인고, 서울대 공법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학 석사 출신으로 행정고시(31회), 사법고시(36회)를 거쳐 부산지검 검사, 서울중앙지검 검사, 17대 국회의원(2004~2007년)을 지냈으며 현재 19대 국회의원(2012년~)으로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 지방선거 기획위 부위원장,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후반기 운영위 간사, 후반기 보건복지위원 등을 맡고 있다.

-7'14 전당대회 결과를 어떻게 보나?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친박의 몰락이다. 그동안 친박이 잘못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막판에는 격차가 좁혀져 역전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현장 표심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당원 선거인단이 무려 20만 명이나 되는데, 이 표심을 국회의원들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시대는 예전에 지나갔다. 특히 1인 2표제이기 때문에 당협 위원장이 어떻게 움직인다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제 지역구만 보더라도 투표권이 있는 당원이 1천200명이 넘었는데, 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나도 (당원) 자율에 맡겼다. 누가 물으면 '알아서 하시라'고 했다. 설사 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수는 100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 당원들이 '당협위원장이 누구 찍으라 카더라'고 우르르 몰려가 찍는 시대는 지나갔다.

특히 당비를 내는 당원들은 굉장히 깨어 있는 유권자다. 현 상황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우리 당이나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국가'사회 전체에 누가 도움이 되느냐에 대해 판단하고 투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

-본인도 친박 아닌가.

"내가 뭐 원내수석(부대표) 하니까 (친박) 아니라고 할 수 없게 됐다. 예전엔 친박 4인방이니, 3인방이니 내 이름 넣으면 아니라고 했는데, 지금은 꼼짝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젠 친박 소리 그만 들어야 하는데…."

-당원들이 대통령을 도우려면 부족하더라도 친박에 힘을 실어주는 게 맞지 않았나?

"이번에는 그 반대였을 수 있다. 당원들은 경종을 울리자고 생각했을 수 있다. 당을 좌지우지하고 대통령이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데 친박들이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김무성 대표가 그것을 파고든 것이다. '내가 대표가 되면 청와대가 더 잘 소통하고, 당의 목소리도 듣게 하고, 당과 대등한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정립하겠다.' 이렇게 표방한 데 대해 박수를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

그냥 '청와대와 잘 지내야지 않느냐, 대통령 돕겠다. 대통령이 왜 눈물을 흘리느냐,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원보다 청와대가 당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청와대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으니 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김무성 의원의 말에 귀 기울였을 수 있다."

-대구 상당수 국회의원이 서청원 의원을 공개 지지했는데, 여파는 없겠나?

"김무성 대표가 2년 동안 '내 멋대로' 한번 하고 떠나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고 그 나름대로 꿈이 있는 분인데 TK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김 대표가 TK를 배려(사무총장 선임 등)할 텐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구경북 주민들한테 뭐가 돌아갈 것이냐는 것은 또 다른 숙제다. 지역 정치인들이 노력해야 할 별개의 사안이다."

-대구경북 침체의 원인은 어디에 있나?

"대구경북은 이전 정권에서와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하고 있고, 정권을 창출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1인당 지역 총생산(GRDP)은 약 20년 가까이 전국 시도 가운데 꼴찌이고,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이는 지역의 정치지도자들이 노력하지 않은 탓이 크다.

몇몇 TK들이 개인의 영달에 그것(정권)을 활용만 해버렸다. 지역 산업을 발전시키고, 주민들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그런 노력을 다른 지역에 비해 소홀히 했다. TK도 강남TK들이 다 해먹어버렸다. 대구경북 사람들이 해먹은 것은 없지 않느냐. 정작 표만 몰아주면서 다른 지역으로부터 욕은 욕대로 얻어먹었다. 주민들의 삶도 나아지진 않았다. 당직에서 몇 자리 배려한다고 대구경북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대구경북의 정치인들이 해결해야 할 일이다. 특히 대구경북의 얽혀 있는 실타래를 풀려면 대구경북 의원들이 하나가 돼야 한다."

-지역의 차세대 리더십 부재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가장 중요한 딜레마이자, 대구경북이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이유다. 옛날 어려운 집안에 장남이 학교 공부를 하면 다른 형제자매들은 희생해왔다. 장남이 어렵게 대학을 가면 다른 형제들은 학교도 못 다니고 공장 등지로 가야 했다.

대구경북 정치인들도 이전에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모든 것을 바치다 대학도 못 가고 공장 가고 식모살이하고 이렇게 돼 버린 셈이다. 또 대통령 한 사람 만들려고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희생해야 할 때가 잦았다. 공천 때도 희생되거나, 궂은 일도 해야 되거나 했다.

또 하나는 대구경북이 선거 때 '어떤 놈을 갖다 놔도 당선되는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또 당의 본거지이다 보니 일종의 정치적 격변기가 되면 '내 사람 심기 가장 좋은 지역'으로 여겼다. 그 사람의 실력이 필요 없었다는 것이다. 공천싸움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 과정에서 좋은 인재가 아니라 권력자가 '나하고 친하냐 안 친하냐'를 따져 공천을 했기 때문에 지도력이나 리더십을 갖춘 정치인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 그런 환경에서 대구경북 정치권이 황폐화됐다. 2차례에 걸친 공천 학살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이합집산하면서 뚜렷한 '보스'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할 수 없는 그런 한계를 가졌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이후에 어떻게 갈 것인가를 생각하면 상당한 문제가 있다.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 지역 정치적 토양을 만들어 내고, 자기의 빛을 발하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쟁취해야 하는데 TK 정치권은 그러지 못했다."

-6'4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공천과 관련한 비판이 많은데

"의성은 김복규 전 군수의 불출마를 나와 연관짓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김 전 군수는 꽤 오래전부터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부인이 반대해서인지, 군정과 관련한 검찰 수사 때문인지 그 배경은 모르겠지만, 불출마한다기에 출향 인사 중 인재를 찾아 공천한 것이다.

군위는 내 책임이 없다. 현 군수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장욱 전 군수가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했기 때문에 공천했을 뿐이다. 이번에 결과가 이렇게 될 줄은 나도 몰랐고, 본인도 몰랐을 것이다. 김영만 군수는 최근에 만났는데, 입당 의사도 내비쳤다. 공천 이후 별문제가 없다.

청송은 윤경희 전 군수가 수사과정에서 나와 관련해 억울한 부분이 있어 공천 과정에서 챙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동수 군수와 공천 과정에서 형평성 있게 대결할 수 있도록 100% 여론조사까지 허용했지만, 결국 양쪽 다 결격 사유가 문제가 돼 무공천했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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