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위해 연애 시절부터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죄다 바치는 아내가 있다. 결혼 후에도 그녀에게 있어 남편은 최선의 헌신 대상이 된다. 그녀의 눈에는 남편이 위대하고 그래서 그의 수족이 되어 불편함 없이 남편의 입과 귀, 발이 되어주기를 즐기는 배우자가 된다. 어찌 보면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심전력하여 온전히 사랑을 전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멋진 배우자가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말이다. 자존감이 낮은 불행한 남성의 심리 이면에는 무슨 이유인지, 자신에게 헌신하고 충성하는 여자를 보면 처음엔 다소 경계하며 쭈뼛거리다가 그녀의 사랑이 안전하다 싶으면 무시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사랑의 교제 시간이 갈수록 변함없는 여자의 사랑 충성심에 식상해져 서서히 사랑이 식어가는 아이러니한 현상을 보인다. 그래서 급기야는 자기에게 잘하는 여성을 얕잡아 보기도 하고, 변함없는 여일한 사랑을 주는 여성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무능하게까지 보면서 교만한 여유로움에 사로잡혀 그녀를 홀대하고 무시하기까지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슬쩍 옆으로 눈을 돌리기도 하고 새로운 대상에게서 신선하고 자극적인 관계접촉을 무의식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신의 여자를 멀리하게 되고 그녀에게 불성실해지며 함부로 대하고 비하하는 태도로까지 가는 사례를 본다. 이쯤 되면, 아내 되는 사람은 배신감으로 치를 떨고, 남편의 비겁하고 얇은 사랑에 울며 호소한다. 그때, 필자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한 마디 건넨다.
"남편에게 헌신하는 아내여, 당신의 사랑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줘 그가 교만해졌다면 그에게 사랑주기를 잠시 쉬어 가세요. 한참 후, 당신의 친절한 태도가 중립기어로 바뀌듯 멈추어 섰을 때, 그가 다시 갈증을 느끼듯 당신을 필요로 할 때, 마중물처럼 그의 마음에 사랑을 다시 부어주세요."
왜냐하면. 이런 남성들의 심리 특성에는 낮은 자존감이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자기에 대한 감'을 비하하거나 수치스럽게 느끼는 사람은 자기를 결코 존귀하게 사랑할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해 주는 능력이 결여된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가 자기를 사랑할수록 자기와 동일시해 비천하게 여기는 왜곡된 교만함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김미애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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