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결혼 전 남편은 생산직 회사원이었습니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자상한 사람이었지요. 저는 장래를 위해 남편이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남편은 회사에서 차츰 인정을 받아 마침내 승진 가도를 달려 높은 연봉과 임원까지 올라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샀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아니었습니다. 고마워하기는커녕 음주와 늦은 귀가로 속을 태웠습니다. 바가지를 긁으면 기다렸다는 듯 온갖 불만을 쏟아내며 바깥 여자들의 옷차림과 세련미를 비교하며 저를 비하했지요. 애교도 없고 말이 안 통해 집에 올 맛이 안 난다고도 했습니다. 저는 남편의 뻔뻔스럽고 교만하기 짝이 없는 태도에 억울하고 분하기만 합니다. 이제 먹고살 만하니 저의 공을 잊고 도리어 무시하니 제 발등을 제가 찍은 것 같아 무력감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솔루션=귀하는 마치 어머니 같은 정성으로 남편을 도운 현모양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남편께서는 지금까지 자신의 사회적 성공 뒤에 아내의 헌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듯합니다. 남편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자신의 모습과는 달리 여전히 가정일에 묻혀 초라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내 모습을 못마땅히 여기고 심지어 딴 여성과 비교하는 무례함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분명, 이 점은 남편의 잘못이고 인격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라 보입니다.
그러나 남편도 과거의 아내 공로를 왜 모르겠습니까. 어쩌면 자신의 성공 뒤에 여전히 초라한 아내에 대한 죄책감이 있을 수 있고 아내도 자신과 같은 키 높이로 세련미를 성장시켰으면 하는 속마음이 잘못된 대화 패턴으로 상처를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남편이 변화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귀하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즉, 아내의 초라한 외양을 보고 비아냥대는 남편이 아닌 그런 아내를 안쓰럽게 여기고 아내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알아내 그것을 제공하고 도와주는 남편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귀하의 능력을 변화시키는 것 말입니다.
우선, 가족을 위해 헌신해 온 자신에게 선물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한동안 잃어버렸던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다시 찾아보는 데서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일은 꼭 큰돈으로 만들어지거나 어려운 노력이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과거 두 사람이 결혼을 약속했을 때, 남편이 사랑했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세월을 돌려놓을 수는 없겠지만 남편이 좋아하던 아내의 다정다감했던 목소리와 평안이 가득 담긴 따뜻한 눈길, 남편을 남자로 느끼게 했던 그 감성을 찾으려는 노력 말입니다. 가끔 어떤 이는 중년부부에게 무엇 때문에 새삼 그런 게 필요하냐는 반문도 하지만 백 년을 살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면, 필요한 마음의 투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변신한 화사한 모습으로 남편에게 말하세요. 한때, 사랑하는 남편을 빛나게 하기 위해 헌신하던 그때를 기억나게 하는 조용한 대화를 말입니다. 그 대화는 어쩌면 남편의 비아냥거림 속에 숨어 있는 또 하나의 바람을 확인하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기와 같은 화려함을 아내와 함께하고픈 남편의 숨은 마음을 말입니다.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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