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체육부대 이전 8개월…전지훈련단 2만명 다녀가 경제효과 14억
"축구'야구 등 각 종목에서 국제대회가 가능한 국제규격 경기장을 20곳 이상 갖춘 곳이 문경 외에 또 있나요? 다른 곳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서울도 문경보다 적은 것 같은데?"
다음 달 29일부터 문경에서 열리는 경북도민체전 실사(?)차원에서 이달 7일 문경을 찾은 경북도내 체육회 관계자들이 문경의 스포츠 인프라에 놀라며 한 말이다.
박수한(44) 울릉군 생활체육회 사무차장은 지난해 10월 문경으로 이전한 국군체육부대 20여 곳의 경기장이 국제 대회가 가능한 국제공인 규격으로 지어진 사실을 거론하면서 "문경이 국내 최고의 관광 스포츠 도시임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안게임 규모에 버금가는 세계군인체육대회가 내년 문경에서 열린다.
◆문경 스포츠인프라의 핵심 국군체육부대
문경이 국내 최고의 강소도시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빼어난 관광자원 외에도 차별화된 스포츠 인프라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그 핵심은 태릉선수촌의 5배 규모로 화려한 스포츠 관련시설을 자랑하는 국가 엘리트 체육의 요람 국군체육부대다.
건립비 3천940억원으로 호계면 견탄리 일대 150만여㎡(약 45만 평)에 실내훈련장 18동, 실외훈련장 10동, 실내육상장 1동, 선수 숙소 등 29개 동과 다수의 영외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1만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인스타디움은 4개 면의 축구장, 근대5종 복합경기장, 사이클 벨로드롬을 갖추고 있다. 인원은 선수 423명, 감독 코치 31명과 기간요원 194명이다.
국제규격 경기장은 축구 럭비 핸드볼 농구 유도 복싱 레슬링 수영 육상 태권도 탁구 야구 하키 배드민턴 테니스 배구 역도 체조 양궁 펜싱 사이클 사격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빙상 스키 근대5종 등 22개의 하계 종목과 5개의 동계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14개 종목 동시훈련이 가능한 V자형(연장 520m)의 국내 최대 실내훈련장, 세계 유일의 근대 5종 전용 실내경기장, 꿈의 트랙인 '몬도트랙'은 세계에서 유일하거나 세계정상급 수준이다.
이곳에 민간스포츠대회가 열리기 시작함에 따라 그동안 관광산업에만 의존했던 문경지역 경제가 날개를 달았다는 희망적인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최고의 전지훈련 메카?
국군체육부대가 문경으로 이전한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문경지역에는 부대 이전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부대를 방문한 전지훈련단이 123개 단체 연인원 2만1천570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지역에서 숙식 등을 해결하고 있어 이 기간 동안 문경시가 냉정하게 집계한 경제효과는 14억원으로 추산된다.
8개월에 연인원 2만여 명이 체류한 것은 문경시 인구의 30%를 넘는 것으로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다. 국군체육부대가 경기도 성남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전지훈련단이 찾고 있다는 게 체육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전지훈련객들은 지역의 경기 활성화에 보탬을 주는 관광객들과 쌍벽을 이루는 존재가 됐다.
전지훈련단은 각 종목 국가대표팀은 물론 한국마사회, 삼성생명, 한국체대, 대한양궁협회 유소년팀, 대학팀, 실업팀, 국가대표 상비군 등 전국 각지 유명팀은 물론 일본, 대만, 키르키스스탄 등 해외 훈련단도 참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체육 관계자들은 "문경이 국토의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2시간 만에 접근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이 있고 훈련하기 좋은 기후도 한몫하고 있다. 문경새재를 비롯한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경온천이 심신 휴식에 그만이고 대야산, 희양산, 주흘산, 황장산 등 전국 100대 명산들과 봉암사, 대승사, 김용사 등 천년고찰이 즐비해 정신수양 하기에도 적합해 체육의 요람이 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문경이 체육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된 또 하나의 요인은 국군체육부대 최첨단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면서 국가대표급 선수가 즐비한 체육부대 선수들과의 연습경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는 전지훈련장이 국내에 전무하다는 것.
실업팀과 대학팀 입장에서 보면 체육부대만큼 멘토로나 실력을 견줘 볼만한 파트너가 드물고, 체육부대 역시 이들 실업팀과 대학팀이 찾아와 훈련 파트너가 되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실전 훈련이다.
◆문경에는 스포츠 특수도 있다
문경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김영훈(54) 씨는 "국군체육부대와의 연습경기와 전지훈련을 위해 전국 각지의 스포츠팀이 문경에 체류하고 방문 면회객과 견학인원까지 잇따라 늘어남에 따라 지역 숙박업소와 음식점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승식(40) 문경시생활체육회 사무국장은 "문경을 찾는 전지훈련팀 사이에 문경에는 웬만해서는 방이 없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했다. 이들 전지훈련팀은 체육부대 스케줄보다 숙소부터 예약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라는 것이다.
신 국장은 "숙소를 구해달라는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며 "문경은 관광지 펜션까지 전지훈련단의 숙소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 덕분에 문경은 올해만 30실 이상의 숙박업소가 4개나 더 생겨났고 3, 4곳이 개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와 장병들의 급식을 위해 문경 농축산물 공급업체와 15억여원의 납품계약을 체결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때를 같이해 문경 글로벌선진학교와 문경 영순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창단되고, 신기초등학교에 축구부가 만들어지는 등 유소년 인프라가 구축되기 시작한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유치 당시에는 선수, 감독과 장병, 가족 등 1천여 명의 상주인구가 유입되는 정도의 효과만 기대했는데 막상 이전되고 나니 주민들 피부에 와 닿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야구 퓨쳐스리그도 문경에서 진행 중
국군체육부대에서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프로야구 2군리그인 퓨쳐스리그 경기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상무야구팀은 대다수가 프로야구 선수로 구성돼 있다. 넥센히어로즈와 NC다이노스 등 강팀과 겨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속 우승을 했다. 현재도 남부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양준혁, 마해영 선수를 비롯해 현역 홈런왕 박병호(넥센)와 박석민(삼성) 등이 상무 출신이다.
상무는 2001년 프로야구 2군리그에 첫 출전해 13년간 우승을 10번이나 한 퓨쳐스리그 최고의 강팀이다.
11개팀이 북부리그(두산, LG, SK, 한화, 경찰청)와 남부리그(상무, 롯데, 기아, 삼성, 넥센, NC)로 나뉘어 4월부터 9월까지 총 530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들 선수들 역시 문경시내에서 숙식을 하고 있으며 문경시민 등 야구팬들은 무료로 체육부대 야구장에 입장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불사조 국군체육부대=1984년 1월 경기도 성남에서 창설됐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전체 올림픽 메달 중 13%를 소속 선수들이 가져갈 정도로 체육 발전에 기여했다. 2005년 송파지역 신도시 개발 계획에 따라 성남에 있던 부대를 지방으로 옮기기로 하고 2007년 이전지를 문경으로 결정, 지난해 10월 완전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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