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도로와 골목길을 밝히는 가로등이 소비하는 에너지량은 생각 이상으로 많다. 사람이 오가지 않는 불필요한 곳에 설치한 제품도 에너지 낭비 요인이다. 대구 동구에 있는 대산라이팅은 '불필요한 가로등을 걸러내고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해야 에너지를 절감한다'는 이념 아래 원격제어 기술을 개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기업이다. 회사는 모바일 제어 기술 등 우수한 제품군을 무기 삼아 해외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려 한다.
◆국내 선두 '원격제어 시스템'
대산라이팅은 박우용 대표가 1996년 설립했다. 박 대표는 대학 시절인 1988년 처음으로 '보안등'을 친구들과 개발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투자자를 모집해 직원으로 일하면서 사업을 배운 박 대표는 보안등 시장이 생각만큼 활성화되지 않자 홀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고객이 없어 투자자도 바뀌고 친구들도 발을 빼더라"며 "나는 어둠을 밝히는 빛은 항상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가로등 사업을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설립 초기 대산라이팅은 아날로그식 보안등을 만들었다. 가로등을 원격으로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켜고 끄는 방식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굉장히 원시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때 우리나라의 상황이 그랬다"며 "센서를 이용한 디지털 형식의 가로등이 활성화된 것은 15년도 채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산라이팅은 센서형 가로등보다 한 단계 더 기술력이 높은 '원격제어 시스템'을 적용한 가로등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단순히 가로등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이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까지 전방위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센서형 보안등'가로등은 날씨와 먼지, 그늘 등에 따라 오작동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또 고장이 날 경우 센서를 교체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대산라이팅은 '가로등은 꼭 필요한 곳에서, 꼭 필요한 시간에 작동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이를 제어하는 중앙시스템을 개발했다. 회사 기술의 핵심은 '원격제어 기술'이다. 대산라이팅은 1년 365일간 자료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계절과 날씨 등에 따라 조명이 켜지고 꺼지는 시간이 자동으로 제어되는 시스템이다.
박 대표는 "원격제어를 위해 필요한 것은 통신장비와 서버로 제어시스템분전반이 송수신을 담당한다"며 "우리의 시스템이면 가로등의 고장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가로등과 보안등 시설 면에서도 대산라이팅의 제품은 '안전'과 '편리성'을 다 갖춘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로등자동점멸기는 기존 타사 제품의 경우 외함 외부에 전단지와 불법광고물 등이 잘 붙어 미관을 해쳤다. 또 내부에 곤충과 분진 등이 들어가 기계적 오작동이 발생하는 등 유지관리와 보수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반면 대산라이팅의 제품은 외함 외부에 전단지 및 불법광고물 등의 부착을 방지하기 위한 덮개가 따로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단지를 붙이려 해도 그냥 떨어져 나간다"며 "이 덮개는 분진과 곤충 등으로 인한 오작동도 막아낸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특허에서부터 디자인등록까지 총 5개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보안등자동점멸기의 경우 덮개 부분에 실리콘 마감처리를 거쳐 먼지(분진) 및 곤충의 피해를 최소화했다. 게다가 U자형 파이프를 사용해 전선 마감처리가 쉽고 외관상 정리된 느낌을 준다. 외부 충격 시 단자연결구조로 돼 있어 흐르는 전력에 의한 2차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박 대표는 "가로등과 보안등에 관해 하드웨어에서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전방위적으로 모든 시스템을 취급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서 몇 곳 안 된다"며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은 타 지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로 새로운 성장 시도
대산라이팅은 그동안 조달청 등록을 통해 국내 지방자치단체에 납품해왔다. 별도로 영업을 뛰지 않아도 되지만 회사는 조달청을 관리하는 직원을 따로 두고 있다. 회사는 항상 전국 지자체를 돌면서 가로등 및 보안등의 현황을 파악하고 입찰 정보를 알아내는 등 꾸준히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에 개발한 제품은 전시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릴 계획도 세웠다. 박 대표는 "다음달 엑스코에서 열리는 LED 조명 박람회에 신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국내외에서 보지 못한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율이 좋은 등기구로 무장한 대산라이팅은 이번 전시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해외 수출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등 지역에서 대산라이팅의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박 대표는 "우리의 제어시스템을 중국의 하얼빈에서 관심을 가지고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베트남에도 수출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18명의 직원이 지난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산라이팅은 이번 수출을 계기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고객의 입장에서 제품을 만들어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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