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통문화] 이렇게 달라져야…대구경북 '극과 극'

입력 2014-07-14 07:33:31

경북 고령군 고령광장 인근에서 한 주민이 무단 횡단을 하고 있다.
경북 고령군 고령광장 인근에서 한 주민이 무단 횡단을 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부 구간에는 주행속도를 낮추기 위해 도로에 굴곡을 만드는 등 구조 개선이 이뤄졌다.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부 구간에는 주행속도를 낮추기 위해 도로에 굴곡을 만드는 등 구조 개선이 이뤄졌다.

◆주민 절반 가까이 네거리 도로 무단횡단…'위험천만' 고령군

지난달 10일 오후 1시쯤 경북 고령군 고령읍 고령광장네거리. 이곳은 대구와 성주, 왜관, 합천 등과 고령읍내를 잇는 관문이다. 대가야로와 중앙로의 회전교차로를 버스와 화물차, 승용차, 오토바이, 자전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무질서하게 통과했다. 바로 옆 고령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온 버스가 보행자를 위협했다. 2시간 정도 현장을 지켜본 결과, 교차로 인근의 병원과 마트, 음식점 등을 이용하는 주민 10명 중 절반 가까이가 무단 횡단했다. 또 오토바이 운전자 가운데 60% 정도가 헬멧을 쓰지 않았다.

같은 날 고령읍사무소 인근 중앙네거리에서 좌'우회전하는 차들의 방향지시등 작동 여부를 오후 2시부터 30분 동안 지켜본 결과, 209대의 좌'우회전 차량 가운데 방향지시등을 켠 차는 127대(61%)에 불과했다.

고령군은 2013년 교통문화지수 평가에서 51.66점을 받아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 시'군'구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전국 84곳의 군 가운데 5곳이 조사에 빠진 것을 감안하면, 79곳 중 78위인 셈이다.

고령군은 반사경과 과속방지턱, 중앙선 탄력봉 등 안전시설물을 설치했지만 졸음운전에 중앙선 침범, 도로 밖 농지 추락 등 곳곳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에 속수무책이었다. 이명희 고령군 교통계장은 "넓은 면적에 인구가 분산돼 있어 특정 지점의 시설을 개선해도 전체 교통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했다.

◆우회전 차량 속도 낮췄더니 사고 '뚝'…전국 7위'대구경북 1위 수성구

대구 수성구는 지난해 교통문화지수가 85.20점으로 대구경북 시'군'구 가운데 1위였다. 전국의 구 중에서는 7위에 올랐다. 2011년 79.25점을 받아 47위였으나 2년 새 무려 40등이 뛰었다. 그 비결은 사람 중심의 교통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 교통안전 정책 추진에 있다. 특히 교통 약자인 어린이의 안전에 관심을 기울인 덕분이었다.

수성구는 2012년부터 2년 동안 유치원 13곳과 초등학교 22곳 등에 모두 15억5천만원을 들여 어린이보호구역을 새롭게 정비했다. 또 범안삼거리와 범어네거리 등 교통사고가 잦은 곳에 2012~2013년 3억8천만원을 투입, 우회전 차로의 주행속도를 낮추는 사업을 벌였다. 범어네거리는 우회전 차로의 폭이 넓고 구간이 길어 차들이 속도를 높이기 때문에 횡단보도 보행자의 교통사고 위험이 높았다.

수성구는 안전한 보행 문화를 조성하는 데도 집중했다. 구청은 2012년 10월 20여 명으로 구성된 '보행지킴이'를 꾸렸다. 이들은 걷기 힘든 인도나 높은 턱, 건너기 위험한 도로 등 보행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런 노력은 2011년 71%에 그쳤던 횡단보도 신호 준수율을 지난해 93%까지 끌어올렸다. 스쿨존 불법 주차 점유율도 같은 기간 40%에서 4%로 끌어내리는 성과를 거뒀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