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8월이 되면 대구 사람들은 대구 탈출을 꿈꾼다. 예로부터 대한민국에서 제일 더운 곳으로 소문난 곳인 데다 몇 년간 살인적인 더위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대프리카'라는 별명까지 얻은 대구를 떠나 어디 시원한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진다.
그래서 휴가 계획을 잡아본다. 해외로 나가볼까 생각했지만 세상에 발 빠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내가 떠나고 싶은 날의 항공권은 모두 매진이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니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유명한 여행지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쉬러 온 건지 사람 구경하러 온 건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게다가 바가지 상혼처럼 겪고 싶지 않은 것들까지 겪다 보면 일할 때보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기 마련이다. '왜 미리 준비하지 못했을까' 생각하며 땅을 치고 후회해도 달아오른 아스팔트에 손만 데인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다"고 말한 코미디언 박명수의 명언(?)이 가슴에 깊이 박히는 순간이다.
미리 혹은 미처 휴가를 준비하지 못해 상심한 채로 있을 독자들을 위해 매일신문이 대구경북지역 내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대구 안에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았다. 그리고 경북지역 시'군 공무원들이 '숨은 피서지'를 독자들을 위해 몰래 알려줬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 면을 읽고 계시는 독자들은 다 읽고 난 뒤 휴가 계획을 잡아보는 것도 좋겠다.
◆대책1. 캠핑…집에서 가까운 곳, 자연 느낄 곳 많아요
캠핑을 간다고 해서 굳이 깊은 산과 계곡을 찾아가야 할 필요는 없다. 대구시민들에게 늘 열려 있는 야영장을 찾아 자연을 느끼며 하루를 보내는 것도 추천할 만한 피서 방법이다.
요즘 가장 뜨고 있는 캠핑 장소는 바로 대구 달성군 화원읍 사문진나루터 인근이다. 화원유원지 입구 근처이기도 한 이곳은 주말이 되면 주변 공터에 텐트가 빼곡히 들어찬다. 시내에서도 가깝고 아이들이 놀 만한 시설도 많아 가족들이 놀러 오기에 안성맞춤인 곳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주말마다 사문진나루터로 캠핑을 온다는 장현희(39) 씨는 "시설도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시원한 강바람도 함께 느낄 수 있어 자주 온다"며 "놀이터도 잘 돼 있고 그 속에서 다른 동네 아이들과 섞여 놀 수 있다 보니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만, 텐트를 많이 치는 공터 근처 화장실이 대부분 재래식 간이 화장실이고, 강가이면서도 물놀이 시설이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텐트는 대부분 사문진교 바로 아래에 있는 축구장 주변 공터에 많이 설치하는데 사유지 구간이 있어서 텐트 칠 장소를 정하는 데 주의를 요한다. 만약 사유지 구간에 텐트를 칠 경우 이용 요금 1만원을 내야 한다.
사문진나루터 이외에도 팔공산과 봉무공원 등 예전부터 대구시민들이 찾던 공공야영장 또한 손님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대구시가 관리하는 팔공산의 야영장은 동구 용수동의 동화지구 캠핑장, 동구 중대동의 파계사오토캠핑장, 동구 도학동의 도학야영장 등 3곳이다. 파계사오토캠핑장, 도학야영장은 차량을 이용한 오토캠핑도 가능하며 이용료는 무료다.
◆대책2. 풀사이드 파티…호텔 야외수영장에서 물놀이하며 음악도 듣고
클럽, 음악, 공연 등을 좋아한다면 '풀사이드 파티'에 가서 신나게 놀며 더위를 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놀이도 하면서 클럽에 온 느낌도 즐길 수 있고, 다양한 이벤트나 공연으로 몸과 마음 모두 즐거울 수 있다. 최근 수영장이 있는 대구의 호텔과 리조트에서는 풀사이드 파티를 기획해 손님을 끌고 있다.
대구 북구 산격동의 호텔 인터불고 엑스코 야외수영장은 19일과 26일, 그리고 8월 매주 금'토요일에 '풀 파티'(Pool Party)라는 이름으로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대구의 클럽 '에그'(egg)의 DJ들이 참가해 클럽에서 들을 수 있는 댄스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물 위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과 거품 파티 등의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그리고 수영장 옆에 마련된 '풀사이드 바'에서는 간단한 음식도 사서 먹을 수 있다. 호텔 인터불고 엑스코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하루에 500~600명의 사람들이 참가할 만큼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며 "올해도 다양한 이벤트 등을 준비하면 지난해 이상의 손님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포레스트 스파밸리도 '2014년 슈퍼밸리 썸머 풀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의 공연을 연다. 25, 26일 양일간 열리는 슈퍼밸리 썸머 풀 페스티벌은 DJ DOC, 다이내믹 듀오, 박재범, 사이먼 디 등 유명 힙합 가수와 아이돌 가수가 출연하며 DJ들의 클럽파티도 열릴 예정이다. 단, 이 공연은 19세 미만은 관람할 수 없으며 스파밸리의 워터파크 이용객이 모두 퇴장한 뒤인 오후 7시부터 진행된다. 또 공연 관람료는 9만9천원이며, 수영장까지 이용할 경우의 관람료는 12만5천원이다.
◆대책3. 물 축제…시원∼한 물총싸움 "더워서 더 좋다"
지난해 7월 서울 신촌 명물거리 일대에서는 '물총놀이 페스티벌', 일명 '물총축제'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준비한 물총을 서로에게 마구 쏘아대면서 쏟아지는 물줄기에 더위를 식히며 여름을 즐기는 행사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대구에서도 물총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대구의 문화기업 '더 스타일'과 북성로문화마을협동조합은 13일 오후 1시 종로초등학교 인근 골목에서 '북성로 물축제'를 열 예정이다. 이번 축제를 계획한 '더 스타일'의 이성빈 씨는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태국 송크란 물축제나 지난해 서울 신촌 물총축제를 보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더운 대구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행사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북성로 물축제는 물총놀이, 벼룩시장, 애프터 파티 순으로 진행된다. 물총놀이 시간은 오후 1~3시 2시간 동안인데 중간중간 밴드 공연과 스트리트댄스팀의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오후 3시부터는 글로벌 벼룩시장이 진행되고, 오후 8시부터는 애프터 파티도 열린다. 참가 자격은 제한이 없으며 물총만 가져온다면 참가비도 없다. 대신 짐 보관 비용과 물풍선 10개 구입비용, 애프터 파티 참가비용은 각각 2천원이다.
참가방법은 더 스타일 게스트하우스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styleguesthouse)나 북성로문화마을협동조합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culturedaegu)에 댓글 또는 쪽지로 참가자 이름 및 인원수를 알려주면 된다. 현재 벼룩시장 참가자를 포함 150명이 물축제 신청을 했으며 지금도 꾸준히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북성로에서 물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지역의 젊은 네티즌들은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성빈 씨는 "북성로 일대가 아마 흠뻑 젖어 대구에서 가장 시원한 곳이 될 것 같다"며 "반응이 좋을 경우 8월에는 대구시와 중구청의 협조를 얻어 더 큰 물축제를 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의전화 010-4023-7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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