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대구시민야구장의 삼성 라이온즈 더그아웃. 경기를 앞둔 류중일 삼성 감독이 취재진과 올스타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류 감독은 이 자리에서 삼성의 '히트상품' 박해민을 감독 추천으로 발탁한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취재진이 파격적이란 반응을 보이자 류 감독은 "왜 박해민이 올스타가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레 반문했다. 발 빠르고, 번트 잘 하고, 외야 수비까지 뛰어난 3할 타자를 이스턴리그 사령탑으로서 안 뽑을 리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기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던 순간, 그라운드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던 1루수 채태인이 더그아웃으로 뛰어왔다. 그는 다짜고짜 자신도 올스타전에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2007년 데뷔 이후 아직 한 번도 올스타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는 하소연이었다.
류 감독이 "해민이는 외야 백업요원인데, 너는 외야 수비가 안 되지 않느냐. 내년에 가자"고 달래자 채태인은 "외야 수비도 할 수 있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습니까"라며 버텼다. 결국 류 감독이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웃으며 대답하자 채태인은 그제야 "30분을 드리겠다"며 그라운드로 돌아갔다.
채태인은 이달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올해 올스타전에 출전할 수 없다. 류 감독이 이미 감독 추천 선수를 확정, 한국야구위원회에 통보한 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날 경기에서 자신이 왜 올스타에 뽑힐 자격이 있는지를 입증해 보였다.
삼성이 8일 채태인의 쐐기 3점 홈런과 선발투수 제이디 마틴의 7⅔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롯데를 4대0으로 물리쳤다. 올 시즌 롯데전 5연승으로 3연승을 장식한 삼성은 2위 넥센과 5게임 차이를 유지하면서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지난달 26일 넥센전에서 1⅓이닝 동안 7자책점을 기록하는 최악의 투구를 보였던 마틴은 이날은 삼진 5개를 곁들이며 4피안타 1볼넷의 완벽투로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는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으로 진행됐다. 삼성은 2회말 2루타를 치고 나간 최형우가 박석민'이승엽의 연속 내야땅볼로 홈인, 선취점을 올렸지만 롯데 선발 투수 옥스프링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1위 팀답게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6회말 김상수의 좌중간 2루타, 나바로의 볼넷, 박한이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되자 롯데 김시진 감독은 좌완 강영식을 구원등판시켰지만 채태인은 시속 143km 초구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9회초 1사 1, 2루에서 구원등판한 마무리 임창용은 공 1개로 병살타를 유도해 경기를 마무리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공 1개만 던지고 세이브를 올린 것은 국내 통산 36번째, 올 시즌 1호 기록이다. 특히 공 1개로 2아웃을 잡고 세이브를 올린 것은 임창용이 프로야구 최초다.
한편 청주구장에선 넥센이 한화를 17대3, 8회 강우콜드게임승으로 눌렀다. 문학구장에서는 KIA가 SK를 10대6으로 물리쳤고, 잠실구장에서는 두산이 LG를 14대8로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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