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창동 옛 전매청 자리 50층 아파트 들어선다

입력 2014-07-08 10:02:39

KT&G 네 차례 착공연기…중소형 주상복합으로 변경, 시민단체 문화훼손 반대

대구중구 수창동 KT&G 대구제조창(옛 전매청) 부지에 50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매일신문DB
대구중구 수창동 KT&G 대구제조창(옛 전매청) 부지에 50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매일신문DB

대구 중구 수창동 KT&G 대구제조창(옛 전매청)에 50층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

중구청과 KT&G에 따르면 이달 말쯤 옛 전매청 일부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 사업변경계획이 접수된다.

KT&G는 변경안을 통해 대형중심에서 중소형 아파트로 설계를 바꾸고, 가구수를 30%가량 늘린다.

KT&G 측은 "우리는 땅을 대고 세부 사업은 건설사 쪽에 일임했다. 이달 말쯤 사업의 윤곽이 들어날 것"이라고 했다.

당초 KT&G는 2008년 8월 지하 1층, 지상 54층으로 중대형 아파트 1천 36가구를 짓는 사업안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그 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지역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위축돼 이달 말까지 4회에 걸쳐 착공을 연기했다. 착공연기 사유는 "공원시설 변경 및 부동산경기침에데 따른 시공사 미선정"으로 밝혔다.

변경사업승인을 받을 경우 주상복합아파트 부지인 대구제조창 2 본관은 철거된다. 이 건물은 지하1층~지상5층으로 6만1천240㎡다. 이달초 철거를 시작해서 다음달 끝난다.

KT&G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수창동 일대 주택 지형도 바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매청 자리는 요즘 같은 분양 경기가 아니면 사업을 할 수 없다"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 주거 명소로 뜨고 있는 침산동과 가까워 주변 생활 인프라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T&G 대구제조창은 지상 5층∼지하 1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부지는 너비 312~305m, 폭 120~123m에 이르며 부지면적은 4만8천843㎡(1만4천775평)다. 우리나라 첫 담배제조창으로 1927년 철근콘크리트 2층 건물로 지어진 뒤 1980년대까지 증·개축했다. 옛 도심지로 달성공원, 수창초등과 함께 대구시민의 삶과 산업, 경제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공간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문화계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구시가 공원녹지지역인 이곳을 일부 기부채납 받는 조건으로 섣불리 주상복합 건축허가를 내줘 도심속 공원이 돼야 할 부지가 상업적 용도로 바뀌었다는 것.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구시가 쥐꼬리 만한 땅을 KT&G로부터 기부채납 받는 조건으로 도심의 소중한 땅을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했다. KT&G 본관은 단순히 낡고 쓸모없는 건물이라기보다는 지역의 소중한 역사·문화적 자산"이라며 "상업적 이익을 쫓아 문화 유산을 훼손한다면 대구 도시경쟁력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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