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주행력 '짱', 장거리 여행파트너…폭스바겐 '골프'

입력 2014-07-08 07:23:29

사진제공: 폭스바겐 코리아
사진제공: 폭스바겐 코리아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BMW와 벤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였지만 최근 시장점유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도 한 달에 800대 이상이 팔리고 있다. 이런 폭스바겐 돌풍의 핵심에는 골프가 있다. 골프는 폭스바겐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모델 중 하나로 세계 최강의 '해치백'(뒷부분에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차량)이라 불린다. 폭스바겐의 주력 모델인 골프가 진화를 거듭한 끝에 8세대 모델로 새롭게 태어났다.

◆작은 고추가 맵다.

골프는 1974년 처음 생산된 이래 지금까지 8번 모델 변경이 있었다. 이번 변경은 좀 특별하다. 장거리 여행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8세대를 대표하는 GTD(Gran-turismo: 장거리 여행을 위한 고성능 차량에 붙히는 이태리어)의 이름 자체가 제대로 정의하고 있다.

7세대 골프에 이어 폭스바겐의 차세대 생산방식인 'MQB'(가로배치 엔진 전용 모듈 매트릭스)를 기반으로 생산된다. 그 덕분에 이전 세대보다 조금 길어졌다. 그러나 몸무게(1천430㎏)는 더욱 감량해 날렵하다. 길이 4천255㎜는 전세대보다 30㎜ 길어졌지만 폭 1천800㎜, 높이 1천450㎜로 7세대와 같지만 6세대 모델에 비해 55㎜가 길어지고 15㎜가 넓어졌다. 특히 높이를 28㎜ 낮춰 안정감을 높였다. 그러나 힘은 더 세졌다. 최고출력이 184마력으로 7세대에 비해 34마력이 높아졌고 최대토크 역시 38.7㎏.m로 6.1㎏.m 높아졌다.

차체가 커진 만큼 실내 공간은 더 넓어졌다. 시트 포지션이 넓어지면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던 이전 세대와 차별화된 느낌을 준다. 트렁크 공간도 380ℓ로 골프백 2개를 거뜬히 실을 수 있다. 실내 디자인 또한 변화를 줬다. 센터페시아를 정면이 아닌 운전자 방향으로 배치해 운전자가 각종 버튼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고 시각적으로도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또 버튼식 오디오를 터치식으로 바꾼 점도 눈에 띈다.

8세대 골프에 장착된 첨단 사양 중 대표적인 것은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시스템'이다. 이전 세대 대비 스티어링 휠의 회전반경을 약 22% 줄임으로써 약간의 조향으로도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조종이 가능해 보다 정교하고 스포티한 핸들링을 선사한다.

코너링을 도와주는 'XDS+'도 새로운 기능이다. 주로 고성능 모델에 장착되는 전자식 디퍼렌셜 록(XDS)의 업그레이드 된 기능으로 차량의 드라이빙 다이내믹스를 향상시켜주는 안전장치다. 코너링 시 두 차축의 안쪽 휠에 추가적인 제동력을 발생시킴으로써 놀라운 코너링을 발휘하고 있다.

안전에 많은 신경을 썼다.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2차 충돌을 막기 위해 차 스스로 제동을 걸어 속도를 시속 10㎞까지 낮춘다. 운전자가 의식을 잃거나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한 운전자 보호장치다. 도로 상황에 따라 운전 모드(노멀, 스포츠, 에코, 인디비주얼)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과 코너링 시 바퀴에 걸리는 제동력을 다르게 조정해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XDS(전자식 디퍼렌셜 록), 피로경보시스템도 더해졌다. 이전세대에 없던 가죽시트와 내비게이션도 장착돼 있다.

◆기본에 충실하다,

시승은 2.0 GTD 모델로 했다. 시승을 위해 운전석에 앉으니 한결 낮아진 시트 포지션이 안정감을 선사했다. 직물과 인조가죽 혼합 시트도 몸을 감싸는 정도가 적당해 승차감을 높여줬다. 시동을 걸자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실내로 유입됐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골프의 정숙성은 무난한 편이다. 가솔린 차량에 비하면 소음이 심한 편이지만 디젤 차량치고는 소음을 잘 잡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주행력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38.7㎏'m로 골프 특유의 탄탄한 주행 성능을 뽐냈다. 다소 묵직하게 느껴지는 가속페달에 힘을 주는 만큼 속도가 올라갔다.

차체 중량이 1.5t 정도에 불과해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었다. 고속도로에서 순식간에 시속 100㎞에 도달했다. 기존 모델에 비해 한층 향상된 제로백(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2.0 TDI 기준 골프의 제로백은 6세대 9.3초에서 7세대는 8.6초. 거기서 다시 1초 정도를 앞당겼다.

경쾌한 운전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속도계가 시속 160㎞까지 무리 없이 반응했다. 가속력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어디까지 나갈까'라는 호기심에 가속페달에 자연스레 힘이 더해진다. 그러나 아쉽게도 고속도로 사정상 속도를 더 올리기에는 무리였다. 국내 도로 여건상 힘이 남아도는 느낌이었다.

안정감도 돋보였다. 스티어링 휠뿐 아니라 브레이크페달, 가속페달이 적당히 무거워 안정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코너링에서는 차체를 잡아주는 힘이 좋아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코너링 시 접지력을 높여주는 XDS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점은 연비. 안내책자에는 일반도로에서는 16.1㎞/l로 제시돼 있지만 고속도로 상에서는 20㎞/l을 훨씬 웃돌았다. 가격은 4천240만원(부가세 포함)으로 한-EU FTA 관세 인하를 선반영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주요 사양

-7초대의 제로백(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 힘은 세지고 연비는 줄고(최고출력 180마력, 16.1㎞/l)

-기존 모델에 비해 길어지고 넓어진 것이 특징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 적용

-코너링 시 주행 안정력 높여주는 XDS 채택

-운전대 회전반경 줄이는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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