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 공동성명 경제분야 주요 내용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일 한중 정상회담은 경제 통상 분야에서 양국간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2년 넘게 끌어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연말까지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는 문구를 정상 공동성명에 명시한 점은 두드러지는 성과로 꼽힌다.
◆경제통상분야 전략적 협력 확대
한중 FTA 타결 로드맵의 시한을 양 정상이 공표했다는 것은 한중 FTA 타결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뜻이며 이는 곧 양국이 경제통상 파트너로서 전략적 관계를 심화시키고 경제영토를 상호공유하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청와대도 이번 정상회담의 경제적 성과를 높게 자평하고 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얻어냈다"며 "한중 FTA 연내 타결이 가능하게 됐고,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이뤄내는 한편 6건의 경제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양국간 경제관련 협력에서 많은 합의를 이뤄냈다"고 전했다.
공동성명에는 한중 FTA와 관련,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FTA를 체결하기 위한 협상의 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연말까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연말까지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것은 그만큼 양국간 FTA 협상에서 큰 진전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지난해 6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당시 1단계 협상에서 맴돌며 교착상태였던 FTA는 두 정상의 지시로 3개월 만인 같은 해 9월 7차 협상에서 1단계 협상이 타결될 수 있었다.
양국의 FTA 협상은 2단계로 넘어가 4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우리나라는 농업 부문을 최대한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고, 중국의 경우 석유화학이나 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민감한 입장을 취하면서 이견이 지속돼왔다. 그러나 양국은 이달 중으로 제12차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양국간 금융 인프라 구축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합의한 것도 눈에 띄는 경제성과다. 중국 인민은행과 한국은행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MOU를 체결했다.
서울의 중국 인민은행 지점을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즉 위안화 역외센터로 지정하는 것과 거래를 통해 확보된 위안화를 중국 증권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인 'RQFII(위안화적격 외국인기관투자자)'를 한국에 800만위안 규모로 부여한다는 것.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한다는 것이 MOU의 핵심골자다.
이를 통해 그동안 홍콩 내 청산은행을 통해 위안화 결제를 해오던 것보다 거래절차나 비용이 축소돼 더욱 저렴하고 신속한 결제서비스가 가능해졌고, 청산은행이 위치한 지역과의 시차로 인한 결제 시차 및 결제리스크도 완화됐다.
청와대는 "영국은 2011년부터 수년간의 합의를 통해 순차적으로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실제 위안화 역외센터를 추진 중인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우리와 같이 패키지로 관련 사항을 동시 타결한 사례는 전무하다"고 설명했다.
◆김치 등 식품 기준분야 협력 강화
이번 회담 결과 김치의 중국 수출길이 열릴 가능성이 커진 것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힌다. 중국은 한국산 김치에 대해 자국의 절임 채소 위생기준에 따른 대장균군 함량 기준(100g당 30 이하)을 적용하고 있는데 김치는 비살균성 발효식품으로 제조 직후 원료에서 유래한 비병원성 대장균군이 검출될 수 있어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식품기준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수입위생기준 개정작업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시 주석은 확대정상회담에서 이와 관련, "나도 맛있는 김치를 좋아한다"며 "위생기준에 걸려서 (한국 김치가) 중국에 못 들어오는데 현재 기준이 개정 중이어서 한국 김치도 곧 중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김치 수출이 본격화되면 김치 제조업체의 중국시장 진출 확대뿐 아니라 국내 배추'무 생산 농가의 소득 안정에도 기여하게 될 전망이다.
◆동물질병 예방 관리 협력'서해 어업자원 협력 강화
이밖에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등 중대한 동물 질병의 예방과 제어(관리)분야에서의 공동연구, GPS 정보교환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서해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과 관련해서도 공동단속 등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기로 했으며,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산업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하는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아울러 새만금 한중경제협력단지 협의, 광역두만강 개발계획(GTI) 발전협의 지속 등의 합의가 공동성명 부속서에 반영됐고, 양국 수출입은행간 초대형 에코십 프로젝트 금융계약, 양국 세관 당국간 협력강화, 양국 지방경제 활성화 등 MOU도 3건 체결됐다.
유광준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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