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실사모 숨은 선행 12년…복지시설 찾아 목욕 봉사
"원인도 모르게 증상이 심해지거나, 지난달까지만 해도 껴안고 목욕을 시켜준 아이가 보이지 않을 때 가슴이 미어집니다. 보이지 않을 땐 하늘나라로 간 것이죠."
한 번 맺은 인연을 한순간에 끊어야 하는 슬픔마저 참아내며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주인공들은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봉실사모) 회원들이다.
주부, 직장인, 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군의 봉실사모는 2002년부터 매월 둘째 화요일 팔공산 아래 '더불어 진인마을' 거주자들에게 목욕봉사와 그달 생일을 맞은 이들에게 생일잔치를 베풀어주고 있다. 더불어 진인마을엔 10대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중증 지체 및 정신장애인 53명이 살고 있다.
정광명 회장(52)은 "개별적인 봉사를 하던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봉사활동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알음알음 모였다"며 "현 회원은 20명인데, 점점 회원들이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목욕시간은 보통 한 사람당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린다. 특히 팔'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 봉사자의 편리에 따라 팔다리 자세를 억지로 바꾸면 고통을 호소하기 때문에 처음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한 사람을 씻기고 나면 온몸이 땀범벅이 된다.
여성 장애인은 여성 봉사자 2명이 1조를 이뤄 씻긴다. 신체적 발달이 정상인 여성 장애인의 경우 월경혈과 생리통을 호소하거나, '아프다'며 고함치기는 탓에 특별한(?) 목욕 노하우가 필요하다.
봉실사모 김경옥 총무(48)는 "때를 불리기 위해 목욕탕 안에 둔 장애인들 중엔 배설덩이를 바가지로 장난치기도 한다"며 "이를 처음 본 봉사자들 중에 며칠 동안 식사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봉실사모 회원 대부분은 이미 베테랑으로서, 한 경지를 넘어선 사람들이라는 게 김 총무의 첨언이다. 그는 "여러 봉사 중에서도 특히 어려운 봉사임에도 그래도 꾸준히 참여하는 것을 보면 모두에게 상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