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시도의회 의장단 선출이 임박해지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과열되고 있다. 특히 교황 선출 방식으로 뽑는 대구시의회 지도부 선출이 그렇다. 경북도의회는 다수당인 새누리당 경북도당이 나서서 단일 후보를 내기로 교통정리를 하는 바람에 의회에서의 선거보다는 새누리당 내부 선정 과정이 뜨겁다.
대구시의회는 2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고 의장과 부의장을, 경북도의회는 8일 의장과 부의장을 각각 선출한다.
◆대구시의회…의장 중도 하차 후보 "혼탁 거짓 난무" 분위기 후끈
이번 의장 선거에 4선의 이동희 의원, 3선의 김창은 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3선의 도재준 의원과 류규하 의원은 차기를 기약하겠다며 최근 중도 하차했다.
이 의원은 최다선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대세론에 기대고 있고, 김 의원은 시의회 위상 확립을 내세우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 의원이 최근 중도 하차한 도 의원의 '불출마의 변'에 대해 비판의 화살을 날리면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도 의원이 "의장 선거가 치열해지면서 음해성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후유증이 걱정된다"며 불출마한 데 대해 김 의원은 성명서를 발표해 "도 의원이 밝힌 '혼탁하고 거짓이 난무'한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해명을 못 할 경우 오히려 특정후보와 의장직을 전'후반기로 나눠먹기식으로 했다는 밀약이나 담합 의혹을 받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도 의원은 "김 의원의 성명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애초 페어플레이를 하자고 했는데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듣기 거북한 얘기가 나왔다"며 "최근 김 의원과 만났지만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고 했다. 두 사람의 설전을 계기로 물밑 선거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3선의 김의식 의원과 재선의 박상태 의원(운영위원장)이 맞붙은 제1부의장, 3선의 정순천 의원과 재선의 김원구 의원(행정자치위원장)이 격돌하는 제2부의장 선거도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동료 의원들을 만나 지지를 당부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선 의원들은 '선수'를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재선 의원들은 '열정'을 내세워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의장단 선거의 당락은 초선 의원들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의원 30명 중 16명이 초선 의원으로 선거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중 기초의회 출신이 9명이고 6명이 기초의회 의장을 지냈다. 일부 초선 의원은 "초선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출마자들이 초선 의원의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초선 의원은 "출마 후보들을 잘 모르는데 선거가 과열되면서 조심스럽다"며 "의장단 선거는 초선 의원의 개별적인 인연, 이해관계 등 각자 의견에 맡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후보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면서 혼탁 선거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이에 따라 최근 후보들은 절제된 선거운동을 하기로 합의했다. 동료 의원들에게 표를 부탁하면서 식사와 차 대접 이상의 향응 제공은 일절 하지 않기로 했다.
◆경상북도의회…"비 새누리 견제" 도당이 교통정리, 당내 경선 올인
차기 의장단 선거에 앞서 새누리당 경북도당이 후보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출마자가 많을 경우 자칫 표 분산에 따라 비새누리당 후보에게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새누리당은 7일 도의원 의원총회를 열고 의장 후보와 부의장 후보를 자체 선출한 뒤 8일 본 선거에 임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의장 후보로는 4선의 한혜련(영천)'김응규(김천)'장대진(안동) 의원이 출마한다. 부의장 후보에는 3선의 윤창욱(구미)'고우현(문경)'장경식(포항)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3명이 출마해 다득표 순으로 제1부의장, 제2부의장 후보로 결정된다. 3선의 김수용(영천)'장두욱(포항) 의원은 불출마로 돌아섰다. 전체 60명의 도의원 중 53명이 새누리당 소속이기 때문에 당 후보로 선출되면 본 선거는 요식행위로 치우칠 공산이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후보들은 당내 경선에 올인하려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과열 혼탁의 우려도 나온다. 또 경북도당이 의장단 선거에 지나치게 개입하면서 도의회의 자율성을 해친다는 비판 여론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윤성규(경산) 도의회 새누리당 임시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에 후보를 선출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고, 정당정치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이라며 "상식선에서 선거운동을 하도록 했기 때문에 과열 혼탁 선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무소속 4선의 박성만(영주) 의원의 출마 여부도 관심이다. 무소속이지만 동료 의원들로부터 정치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 박 의원은 아직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 의원은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당내 경선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뒤 "의장단 선거가 대립보다는 화합으로 도민의 의견을 반영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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