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혁신하겠다는 새누리당, 무엇을 혁신한다는 것인지

입력 2014-07-01 11:08:47

새누리당이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위원장에 2011년 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준석 씨를 임명했다. 총리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와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는 서청원'김무성 의원의 당권 싸움으로 국민의 실망감이 깊어지고 당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데 따른 긴급처방이다. 특히 이준석 카드의 재사용은 반대를 넘어 경멸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젊은 층의 반(反) 새누리당 정서를 의식한 카드로 분석된다.

그러나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새누리당이 보여준 행태에 비춰 과연 진정성 있는 혁신과 변화를 이뤄낼지 의문이다. 새누리당은 2011년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대선에서 나름대로 재미를 봤지만 문제는 비대위가 무엇을 했는지 국민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별로 한 것이 없다는 얘기다. 이는 결국 새누리당이 말하는 '혁신'이나 '쇄신' 등은 위기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보여주기식 일회성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비판은 새누리당 내부에서 먼저 나오고 있다. 조해진 비상대책위원은 30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그동안 혁신위'쇄신위'비대위 이런 여러 이름으로 쇄신작업이 이뤄져왔다"며 "하지만 선거를 계기로 기획성으로, 그 선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이벤트성으로 혁신기구가 뜨고 작업을 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유야무야되는 일을 반복해왔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의 반성을 더 적나라한 표현으로 바꾸면 '새누리당의 혁신이란 선거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눈속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눈속임에 이제 국민은 질려가고 있다.

문제는 새누리당 내에서 이런 문제 의식과 위기감에 대한 공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당내 초'재선의원들의 강력한 경고에 편 가르기, 줄 세우기에 이어 이젠 살생부까지 나돈다는 '진흙탕' 당권 싸움은 새누리당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이들이 6'4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였다면 이런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사람부터 온갖 구태를 되풀이하면서 무슨 혁신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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