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YMCA 중고생 설문, 10명 중 3명 "자살 생각"
포항 모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 군은 매일 자살을 생각한다. 공부를 잘하는 형과 비교하며 꾸중하는 부모님 때문이다. 하루가 지옥 같지만 부모님은 "공부만 하면 되는데 뭐가 어렵냐"며 닦달한다. 이 군은 "죽기 무섭고 부모님이 슬퍼할까 봐 실행에는 옮기지 못했다"고 눈물을 떨궜다.
포항지역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YMCA가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포항 중'고생 2천2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28.9%(585명)가 '자살을 생각해봤다'고 답했다. 10.9%(219명)는 최근 한 달 이내 자살을 고민해봤고, 4.8%(97명)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들은 '장래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11.7%)나 '학업성적이 떨어졌을 때'(10.2%), '부모님께 잔소리를 들었을 때'(9.8%) 자살 충동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살 충동을 느끼더라도 주변에 숨기겠다는 청소년이 30.6%나 됐다. 부모님과 상담하겠다는 청소년은 25.2%에 그쳤고, 교사와 상담하겠다는 응답은 1.2%로 극히 미미했다.
국내 청소년 자살률(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 수) 증가세는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건강증진센터가 발표한 OECD 회원국 중 청소년 자살증가율(2000~2010년)에 따르면 한국은 46.9%로 칠레(52.9%)에 이어 세계 두 번째를 기록했다. 이는 네덜란드의 9배, 핀란드의 11배, 스위스의 16배에 이르는 수치다.
박재연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소년 대부분이 자살에 앞서 우회적으로 도움을 청하기 때문에 자살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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