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책 읽고 토론…이견 나누며 소통·공감 배워요
대구 송현여자고등학교가 대구 고교 인문학 교육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인문학 관련 책을 읽은 뒤 정리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기회를 만들고 있어 화제다.
지난달 20일 송현여고는 교내 시청각실에서 '2014 송현 독서 나눔'공감 발표 대회'를 열었다. 송현여고에 따르면 이 행사는 '나를 바로 세우고 너와 소통해 사람을 따뜻하게 만드는 인문학'이라는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독서 능력을 키우려고 마련한 것이다.
이곳 안병학 교사는 "이 행사는 독서 활동 후 소감문을 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같은 책을 함께 읽은 뒤 토론하는 과정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는 교육 활동"이라며 "송현여고에서 시작한 이 대회는 7, 8월 대구 동부와 서부 지역 대회를 거쳐 9월 대구시 독서 나눔 발표 대회로 확대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행사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5월 1, 2학년 30팀 112명의 학생이 참가 신청을 했고, 안병학, 김소연 교사가 행사 취지와 진행 방법을 소개했다. 학교 측은 팀별로 신청한 책 2, 3권을 구입해 지원했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토론을 거친 뒤 공감하고 싶은 주제를 선정해 그에 관한 생각을 정리, 제출했다.
예선 심사를 거쳐 '테르노빌의 아이들'(히로세 다카시 지음)을 읽고 '국가와 국민의 이중성'이라는 주제로 자료를 제출한 '3ⁿ'(3의 n제곱) 팀(1학년 노온유 외 2명)을 비롯해 8팀이 최종 발표 대상자로 선정돼 6월 20일 발표에 나섰다. 김석수 경북대 철학과 교수, 한준희 대구시교육청 장학사, 김정순 상원고 교사, 이주양 경북여고 교사가 외부 심사위원으로 자리를 함께했다.
최우수상은 '거꾸로 생각해봐2'(강수돌 등 지음)를 읽고 '협력의 사회는 그리 멀리 있지 않아!'라는 주제로 발표한 '책담세'(책으로 담아내는 세상) 팀에게 돌아갔다. 이 팀의 신현아(2학년) 양은 "고교생에겐 다소 거리감이 있고 무거운 주제지만 이런 주제에 대해 표현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소통'공감하는 것이야말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첫 걸음이 아닌가 싶다"며 "최종 순위를 넘어 다른 사람들과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체가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다"고 했다.
심사를 담당했던 김석수 교수는 "단순한 독서 활동을 넘어 나와 우리 사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다른 사람과 공감하면서 대안을 제시해 보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앞서 송현여고는 지난달 14일 달서구 7개 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독서토론 어울마당' 행사도 열었다. 송현여고 외에 경원고, 대구상원고, 성산고, 영남고, 원화여고, 호산고 학생들이 행사에 참가했다. 이들은 최우석의 우화집 '지금은 없는 이야기' 중 '가위, 바위, 보'라는 이야기를 읽고 '부당한 규칙에 대한 시민 불복종은 정당하다' 등 논제를 스스로 선정하고 토론하는 기회를 가졌다.
송현여고 김영보 교장은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뿐 아니라 수준 높은 발표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사람을 따뜻하게 하는 인문학 정신을 실현하는 교육에 앞장서는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