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북비산로 내일부터 70㎞/h 달리면 과속, 사고 줄면 내년 대구 전역 확대
다음 달 1일부터 대구지역 일부 도심의 차량 통행 제한속도가 현재 70㎞/h에서 60㎞/h로 하향 조정된다.
제한속도를 줄여 운전자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보행자의 사고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일부 운전자들은 가뜩이나 제 속도를 내기 어려운 도심에서 제한속도를 낮춰버리면 도심 차량 정체가 지금보다 훨씬 심해질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하나의 가로축으로 연결된 동부로, 태평로, 북비산로(효목지하차도~서대구나들목'9.6㎞) 전 구간에 대해 제한속도를 조정한 뒤 반응이 좋을 경우 내년부터 대구시 전역으로 확대한다.
이처럼 대구 도심 차량 통행 제한속도를 낮추게 된 것은 대구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기 때문이다. 2012년 대구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5만7천776건, 사망자는 208명으로 이는 다른 광역시와 비교할 때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발생 건수로는 광주와 대전에 이어 세 번째,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 수로는 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단체들이 '우리나라 도심 통행 제한속도가 선진국(평균 50㎞/h)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높다'며 도심 통행 제한속도 조정을 줄곧 요구해왔다. 시는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해 대구경북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그 결과 태평로의 사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구경찰청과 협의 끝에 태평로뿐 아니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태평로와 연결된 동부로, 북비산로 전 구간에 대해서도 제한속도를 하향 조정하게 됐다.
특히 태평로 구간의 경우 통행량, 신호기 연동,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심야시간을 제외하고는 통행 제한속도대로 주행하기 어려운데도 70㎞/h로 정해져 있다 보니 오히려 운전자들에게 '제한속도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이런 심리로 인해 일부 운전자들이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사고 위험이 증대된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 운전자들은 이미 머릿속에 새겨진 제한속도의 변경이 운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고 짧게나마 소통되는 시간마저 감속을 해야 해 도심의 차량 체증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운전자 김모(43) 씨는 "제한속도 감속이 운전자에게 더 늦게 가야 한다는 의식을 심어줘 되레 교차로 근처에서 서둘러 통과할 것을 종용하게 된다"며 "또 통행 차량이 적은 도로의 제한속도 상향 없이 안전만 고려해 일괄적으로 제한속도를 줄이는 것은 차량 흐름을 막아 도심의 전체 주행속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일단 대구시 전역을 대상으로 교통사고 분석을 한 뒤 사고율이 높은 보조 간선도로부터 통행 제한속도를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며 "태평로 및 연결 구간은 새벽 등 심야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여러 여건상 어차피 속도를 못 내는 구간이다. 하지만 제한속도가 더 높으니 속도를 더 내도 될 것 같은 잘못된 인식이 있어서 제한속도 자체를 낮추게 됐다"고 했다.
지금까지 자동차 통행 제한속도는 통행량, 주거'상업지구 등 도로 여건과 관계없이 도로 설계 기준에 맞춰 일률적으로 지정하고, 과속에 대한 민원 해결이나 사고 위험 예방 등을 위해 일부 구간만 제한속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지정돼 왔다.
권오춘 대구시 교통국장은 "이제는 자동차 위주의 교통 환경에서 보행자와 안전 중심의 교통 환경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우선 태평로 등 일부 구간을 대상으로 운영해 본 뒤 교통사고 감소 추이와 시민 불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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