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나는 FIFA, 비열한 반칙…『피파 마피아』

입력 2014-06-21 08:00:00

피파 마피아/토마스 키스트너 지음/김희상 옮김/돌베개 펴냄

'돈과 명예를 걸고 악다구니를 쓰는 싸움판, (경기장이 아니라) 막후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싸움! 이것이 바로 피파(FIFA)의 현주소다.' -29쪽-

책 '피파 마피아'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부패 실상을 낱낱이 파헤친 탐사보도다. 지은이 토마스 키스트너(Thomas Kistner)는 오랫동안 독일 '쥐트도이체 차이퉁'에서 스포츠 정치분야를 담당했으며, 국제 스포츠 정치와 스포츠의 조직범죄 분야 탐사전문기자다.

그는 "축구를 사랑하는 전 세계 시민들과 FIFA의 심각한 부패상을 공유하고 국제스포츠계의 환골탈태를 위해 20년 동안 파고든 문제를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고 말한다.

2022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한화로 5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뇌물이 오갔다는 대형 스캔들이 최근 불거졌다. 한국, 일본, 미국, 호주 등 막강한 개최 후보국들을 제치고 변변한 경기장조차 없는 사막국가 카타르에 월드컵 개최권이 돌아간 것이 의문의 꼬리를 물었다. 더구나 2018 러시아 월드컵과 함께 2022 월드컵 개최지를 동시에 선정했다는 것 자체가 의혹거리였다.

이에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이런 방식은 개최국과 스폰서에 좀 더 안정적으로 대회를 준비할 기회를 준다"고 둘러댔다. 이에 대해 잭 워너 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블라터는 모든 걸 혼자 결정한다"고 불평했다.

잭 워너는 블라터를 비난했지만 영국 언론은 '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유치와 관련해 모하메드 빈 함맘 카타르 전 축구협회장으로부터 수백만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해, 대체 FIFA 내부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책은 '흡사 마피아를 연상케 하는 조직범죄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제축구의 핵심 영역을 장악했다. 회장 자리를 놓고 다투며 오가는 뇌물, 월드컵 개최권이 카타르와 러시아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막대한 금품 수수가 이뤄졌다는 의혹, 방송 중계권을 둘러싼 만성 부패 등 악취가 하늘을 찌른다'고 말한다.

한때 22명의 친구들과 가죽 공 하나면 충분했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취미활동이었던 축구는 금권을 놓고 조작을 벌이는 거대한 사기행각으로 변모했다. 부정과 부패, 악취가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스폰서는 광고 기회를 잃을까 침묵하고, 정치가는 자신의 미래를 가늠하느라 짐짓 엉뚱한 표정을 지으며 대중의 환심을 사는 일에만 관심을 가진다.

지은이 토마스 키스트너는 '모든 것을 지배하면서 어떤 것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단 한 명의 보스가 군림하는 패밀리! 돈과 더불어 부패의 악취가 진동하는 철권통치 조직, 그 이름이 바로 FIFA다!'고 단언한다.

책에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FIFA 현 회장 제프 블라터를 비롯해 전 회장 주앙 아벨란제, 최근 스캔들의 주인공 카타르의 빈 함맘, 사무총장 제롬 발케, 축구영웅 펠레와 베켄바워, 스웨덴의 요한손, 미국 도박업계의 대부 척 블레이저 등.

책은 FIFA와 IOC 회장단, 사무총장들을 하나하나 거슬러 올라가면 최종적으로 만나게 되는 인물은 바로 호르스트 다슬러라고 말한다. 그는 '아디다스'의 창업주인 아돌프 다슬러의 아들로서 아디다스를 세계 최대의 규모로 키워냈을 뿐 아니라 수영용품 제조업체인 아레나를 창립한 인물이다.

책은 '호르스트 다슬러는 스포츠용품 시장보다 훨씬 더 수익성이 좋은 목표를 찾아냈다. 그는 아예 스포츠 자체를 거래품목으로 만들어버렸다'고 말한다. 455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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