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선전에 일터마다 활기…지역 경제계 화색
'대~한 민국 짝짝짝 짝짝'
2014 브라질 월드컵 한국과 러시아의 예선전이 열린 18일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 동아백화점본점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과 사무실 TV 등을 통해 한국팀을 응원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다음 경기인 알제리전과 벨기에전 경기 결과를 맞히는 내기를 하는 등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동아백화점에서 근무하는 박신영 씨는 "직원들이 하루 종일 축구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고 자신만의 관전 포인트 등을 평가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최근 사회적으로 안 좋은 뉴스가 많아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였는데 월드컵을 계기로 활기를 되찾은 거 같다"며 활짝 웃었다.
축구 대표팀이 본선 첫 경기인 러시아전에서 선전을 펼치면서 지역 경제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월드컵 시즌은 4년마다 돌아오는 최고의 대목이지만 올해는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아 월드컵 개막 이후에도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았었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 등의 영향으로 유통업, 식당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대표팀이 선전을 펼치자 '반전'을 꾀하고 있다.
◆유통가 '호호'
유통가는 한국'러시아 1차전 경기를 아쉽게 바라보면서도 월드컵 특수를 살릴 불씨가 됐다는 평이다. 월드컵 열기가 살아나 내수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국가대표팀이 첫 경기에서 선전하면서 예년보다 월드컵 마케팅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유통업체가 본격적인 월드컵 마케팅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선전하면서 월드컵 분위기가 살아날 것으로 본다. 앞으로도 먹을거리 등을 중심으로 월드컵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다"고 했다.
과거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소비가 큰 폭으로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서 약 7천350억원의 민간소비 지출이 추가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대홈쇼핑은 러시아전이 열리는 시간대에 '브라질산 아마조네스 슈퍼 아사이베리' 등 남성상품과 간편식품 등을 배치한 결과 평소보다 42%가량 많은 매출을 올렸다. 대구경북에서도 이번 월드컵을 통해 약 700억원정도의 매상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대표팀 경기가 새벽에 집중된 점을 고려해 월드컵 기간 피로를 풀어주는 '힐링용품' 기획전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은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와 함께 주요 경기 승리팀 맞히기 경품 이벤트를 준비했다. 동아백화점은 16강 기원 마케팅 행사로 SNS를 통해 국가대표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내주는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축구공과 라면, 음료쿠폰 등을 제공하는 행사를 19일부터 진행하며, 영캐주얼 매장에서는 남은 예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10~20%의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이마트는 애초 대표팀의 러시아전 승리를 전제로 18일 하루 최대 50%까지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굴뚝 산업도 '활활' 기대
지역 제조업체들도 러시아전을 계기로 세월호 참사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차 있다. 18일 오전 7시 러시아전이 출근시간과 겹침에 따라 지역 제조업체는 일찍 회사에 출근해 단체로 응원하는 곳이 많았다. 아바코와 삼익THK 등 주요 제조업체들은 한자리에 모여 응원을 펼쳤다. 특히 상당수 제조업체들이 이날 오전 업무 시작 시간을 경기 이후인 오전 9시로 미루면서 월드컵 경기 응원에 힘을 쏟았다. 에스에스엘엠은 130여명이 식당에 모여 TV를 시청했다. 오전 시간인 것을 감안해 다과를 준비해 아침을 거른 직원들이 배를 채울 수 있도록 했다. 지역의 한 제조업체 대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쉽게 회식도 하지 못해 직원들의 불만이 조금씩 쌓이던 중이었는데 이번 오전 경기 결과가 좋아 다소 스트레스가 해소된 듯하다. 16강 진출까지 확정되면 이참에 제대로 회식을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월드컵을 계기로 직원 분위기를 살리려는 곳도 나오고 있다. 크레텍책임은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전 직원 대상 보너스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전 직원에게 1인당 1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하기한 것. 8강 진출 땐 20만원, 4강 진출 땐 30만원으로 보너스를 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 최영수 대표는 "보너스는 정직원 540명은 물론 계약직 직원들에게도 모두 지급된다. 16강 진출 시 예상 지급 총액은 6천만원 가량이지만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나라의 경기와 분위기가 모두 침체된 이때 다시 한 번 더 힘내자는 의미로 보너스 이벤트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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