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 바짝' 이근호 마법슛! 상주 상무 부활슛?

입력 2014-06-19 09:58:47

연고지 반납설 '위기'속 쾌거…상주 아들 이근호 현수막 물결

18일 오후 1시쯤 대한민국에 첫 골을 선사한 상주 상무 이근호 선수를 환호하는 현수막이 상주시내 곳곳에 걸렸다. 고도현 기자
18일 오후 1시쯤 대한민국에 첫 골을 선사한 상주 상무 이근호 선수를 환호하는 현수막이 상주시내 곳곳에 걸렸다. 고도현 기자

18일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에게 행운의 선제골을 선사한 이근호(상주 상무 소속) 선수 덕분에 상주는 환호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상주는 온통 이근호 열풍이 이어지는 등 상주 상무 연고지 시민의 자부심이 한껏 고조됐다. 그러나 최근 이정백 상주시장 당선자 측이 상주 상무의 연고지 반납을 거론, 자칫 상무팀이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걱정스러운 마음도 지울 수 없었다.

이근호 선수의 첫 골이 터지는 순간 상주 상무 프로축구단 숙소인 청리면 향토생활관을 가득 메운 상주 상무 서포터스와 축구협회 회원, 유소년축구단, 시민 등 140여 명은 일제히 이근호와 상주 상무를 연호하며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첫 골의 감격을 이기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이 선수가 머물렀던 숙소로 들어가 태극기를 흔들면서 '대~한민국, 상주 상무 이근호'를 차례대로 연호했다.

구단사무실에는 축하전화가 폭주했고 거리에는 점심시간도 되기 전에 '상주의 아들 이근호 세계에 상주를 알리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리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에는 시내식당마다 이근호 이야기로 넘쳐났으며, 일부 시민들은 골키퍼의 실수(?)가 곁들여진 이근호의 강력한 중거리슛을 상무의 군기가 들어간 '마법의 슛'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시민 김동식(53) 씨는 "전 세계 생중계 TV자막에 상주 상무 소속이라고 뜬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상주라는 도시 이름이 이처럼 전 세계에 알려진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상주시가 남은 알제리전과 벨기에전 응원을 위해 새벽 중계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상무 홈구장에서 대형 응원전을 긴급히 추진하기 시작한 것도 이근호 효과였다.

하지만 축구동호인들과 일부 시민들은 6'4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정백 당선자 측이 밝힌 "상주 상무에 투입되는 40억원을 농업인들에게 환원하겠다"는 유세내용을 언급하면서 걱정하는 모습도 비쳤다. 최근 상주시장인수위원회에서도 홍보 효과 의문과 예산 과다지원 등 상무 연고지 반납 문제를 실제로 언급해 상주 상무 관계자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시민들 사이에도 찬반양론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이근호 선수의 선제골 효과로 반대논리가 수그러지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이재철 상주 상무 단장은 "1년 운영비 중 5억원 정도만 시비가 들어가고 나머지 35억원은 국민체육진흥기금과 스포츠 토토기금, 농협중앙회 후원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홍보 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상무 경기와 유소년 경기 유치로 지역 식당'숙박업소가 특수를 누리는 등 연간 지역경제효과가 최소 100억원대에 이른다. 상무 때문에 상주가 유소년 축구 중심지로 육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납 운운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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