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로 "한국 선수 이름 몰라도 돼, 승리할 준비는 다 돼 있다"
결전의 날을 앞둔 굳은 각오가 선수단의 표정에서 묻어났다. 조별리그 통과의 분수령이 될 18일 러시아전에서 반드시 승점 3을 확보,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결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러시아와 운명을 건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17일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공식 기자회견 및 훈련을 했다. 이날 오전 9시40분 기자회견장에 입장한 홍명보 감독은 "부족한 시간에도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전은 골 결정력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선수들은 굉장히 젊은 팀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팀"이라며 "선수들이 어리지만 좋은 판단을 내리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특히 역습을 방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득점 외에도 공격수들이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는데 자기 역할을 잘 해주기를 바란다. 득점을 해줄 수 있다면 좋지만 앞선에서 득점 외에도 뭘 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한국이 약팀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서는 "무시당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객관적인 전력을 갖고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기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이에 앞서 초반 15분만 공개하는 '보안' 속에 마지막 훈련을 마무리했다. '태극전사'들은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의 지휘 아래 몸을 푼 뒤 패스와 헤딩 훈련을 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들어서면서 기합과 박수로 전의를 서로 북돋웠다. 튀니지'가나와의 평가전을 내리 패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다짐하는 의지로 해석됐다. 홍 감독은 15분이 지나자 미니게임을 치르려는 듯 일부 선수들에게 조끼를 입히기도 했다.
한국보다 2시간 30분가량 일찍 훈련을 시작한 러시아도 초반 15분만 취재를 허용했다. 23명의 러시아 선수들은 줄을 맞춰 사이드라인을 따라 뛰며 몸을 풀었으며, 몸놀림은 경쾌해 보였다. 홍 감독보다 먼저 기자회견을 가진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은 "러시아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의 이름을 모르고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른다"는 질문을 받자 "이름까지 알 필요는 없다. 특징만 알면 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경기 전날 쿠이아바에 도착한 데 대해선 "하루 전에 와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쿠이아바가 생각보다 덥지 않은 것 같다"는 말로 현지 적응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러시아팀의 주장, 바실리 베레주츠키 역시 "우리 선수들은 모두 자심감이 있다. 월드컵에 나선 팀 가운데 약팀은 없다고 보지만 겁은 나지 않는다. 승리할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레나 판타나우는 밤이 되면 녹색의 조명이 비춰 장관을 이루지만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잔디의 상태는 썩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4일 칠레와 호주의 B조 1차전 경기를 치른 이후 잔디가 많이 패였기 때문이다.
브라질 쿠이아바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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