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진출 첫 관문' 한국·러시아전 관전 포인트5
2회 연속 원정 16강 진출을 1차 목표로 잡은 홍명보호의 첫 경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8일 오전 7시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리는 1차전에서 러시아를 잡는다면 한국의 조별리그 통과는 7부 능선을 넘는다. 반면 러시아에 덜미를 잡히거나 비기는 데 그치면 남은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해 부담이 훨씬 커진다. 홍명보 감독이 1차전에 모든 초점을 맞춰 훈련해온 까닭이다.
◆1차전 승리로 16강 디딤돌
통산 9번째 본선 무대에 진출한 한국은 앞서 16강 이상 성적을 거둔 대회마다 첫 경기 승리가 조별리그 통과의 디딤돌이 됐다. '4강 신화'를 쓴 2002년 한'일 대회, '사상 첫 원정 16강'의 위업을 이룬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각각 폴란드와 그리스를 1차전에서 2대0으로 물리쳤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1차전에서 토고를 2대1로 제압했지만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러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6월 랭킹이 19위인 강호이다. 57위인 한국에 만만한 상대가 결코 아니다. 월드컵 본선 이상으로 험난한 유럽 지역 예선에서 포르투갈을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공수 간격 유지와 압박 능력이 돋보이는 팀으로 꼽힌다.
한국이 첫 경기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보려면 러시아의 '짠물 수비'를 무조건 뚫어야 한다. 러시아의 사령탑,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인 만큼 수비 축구에 정통하다. 경기 스타일 자체가 이기기 쉽지 않은 팀인 셈이다. 러시아는 예선 10경기에선 20골을 넣는 동안 다섯 골만 내줬다. 또 2012년 11월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2대2로 비긴 이후 A매치 14경기에서 한 경기당 2골 이상을 내준 적이 없다.
◆역습 방지와 측면 돌파가 승리 관건
러시아는 특히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의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상대의 공격을 중원에서 끊은 뒤 빠른 역습으로 득점하는 데 능숙하다. 약체팀을 만나도 섣불리 파상공세를 퍼붓기보다는 수비를 먼저 안정시키고서 기회를 엿보는 시스템을 고수했다. 반면 공격력은 '무딘 창'에 비유된다. 중원을 조율하는 미드필더, 로만 시로코프의 부상 낙마 때문에 날카로운 맛이 훨씬 덜해졌다. 다만 대표팀 전원이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돼 선수 간 호흡은 뛰어나다는 게 팀 안팎의 평가다. 카펠로 감독 역시 "수비는 만족이지만 공격은 불만"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홍명보 감독은 러시아전의 필승 전술로 측면 돌파 카드를 내놓을 전망이다. 무리한 중앙 돌파를 시도하다 역습을 당하는 상황을 피하고, 빠르고 발재간이 좋은 손흥민'이청용을 활용해 득점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러시아 수비진은 신체조건은 좋지만, 발이 느리고 체력이 약한 것으로 드러나 박주영을 비롯한 공격수들이 경기 후반에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면 득점 찬스가 쉽게 만들어질 수도 있다. 관건은 중원에서 '조율자' 기성용이 얼마나 정확하고 빠른 볼배급을 할 수 있느냐로 보인다. 볼을 받는 선수들도 최대한 볼 터치 횟수를 줄여 공격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세트피스 얼마나 정교할까
한국이 세트피스를 얼마나 정교하게 가다듬었느냐도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뽑아낸 28득점 가운데 39%인 11골을 세트피스에서 만들어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지난 대회까지 7개 대회 연속으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넣었다. 홍 감독이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과 브라질 이구아수 캠프에서 자주 비공개 훈련을 선택한 것도 세트피스 작전의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의 역대 세트피스 득점 가운데 코너킥 상황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렀으나 1대2로 역전패했다. 당시 한국은 김신욱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표도르 스몰로프, 드미트리 타라소프에게 연속 골을 내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브라질 쿠이아바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