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새터민조차…극복어려운 언어 차이

입력 2014-06-16 10:12:27

언어는 문화의 차이를 드러낸다. 언어학자들까지도 남북한 말이 너무 달라 통일이 되더라도 상당히 곤혹스런 일을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어학자들조차 '얼음보숭이'(아이스크림), '손기척'(노크) 등과 같은 용어는 '순수 우리말인 북한말이 곱고 정겹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불과 십수 년 전에 생겨난 현대문명의 이기(利器)인 스마트폰 관련 북한말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터치폰은 '화면 접촉 수감식'이라 부르며, 폴더형은 '접이식', 폴더가 아닌 일자형 휴대폰은 '막대기식', 슬라이드형 휴대폰은 '밀기식'으로 나눠 부른다. 문자메시지는 '통보문', 메모리는 '기억기'라고 말한다.

브라질 월드컵이 한창인 이때에, 북한말 축구용어도 눈길을 끈다. 골키퍼는 '문지기', 미드필더는 '중간 방어수', 센터 포워드는 '가운데 몰이꾼', 롱패스는 '긴연락', 센터링은 '중앙으로 꺾어차기', 오버헤드킥은 '머리 넘겨차기', 페널티킥은 '11미터 벌차기', 핸들링은 '손다치기' 등이다.

기자가 지역 새터민들에게 배운 새로운 북한식 용어 중 하나는 '급행'이다. 이들이 말하는 이 용어는 중국 쪽으로 탈북해 제3국(태국, 베트남 등)을 거치지 않고, 곧장 대한민국으로 입국한 경우를 뜻한다. 일상화된 북한식 용어도 있었다. 대한민국 사회에 정착한 지 오래된 새터민마저도 '생활총화'(일상사의 반성), '정치총화'(체제'이념 등 사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반성) 등의 말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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