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타임'도 울고갈 브라질식 만만디 '아뀌 브라지우'

입력 2014-06-16 09:34:15

"운동장 완공 안돼 연습장 옮겨라" 태극전사 마지막 담금질 못할 뻔

브라질에서는 정확한 시간에 이뤄지는 일이 거의 없다. 간단한 비즈니스 약속이든, 건축공사 기한을 맞추는 정도의 큰일이든, 무슨 일을 하더라도 여유를 두고 대처해야 한다. 한국에도 '코리안 타임'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브라질과 비교할 바는 아니다. 그래서 브라질 사람들은 '아뀌 브라지우'(Aqui Brasil'브라질에선 BRAZIL로 쓰지 않음)란 표현을 흔히 쓴다. '여기는 브라질이야!'란 뜻이다.

홍명보호도 브라질식 '만만디' 관행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이 치러질 '결전의 땅' 쿠이아바의 연습장이 훈련 하루 전날 엉뚱한 곳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국제축구연맹(FIFA)'브라질월드컵 조직위원회가 '쿠이아바의 바라 두 파리(Barra do Pari) 운동장의 공사가 완공되지 않아 한국팀이 대체 훈련장으로 옮겨야 한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조직위가 배정한 새 연습장은 마투그로수 연방대학(UFMT) 경기장으로, 대표팀 숙소에서의 거리는 바하 두 파리 경기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작년에 바하 두 파리 경기장을 찾았을 때 공사 중이었는데 월드컵이 개막했는데도 여전히 완공이 안 됐다"며 "당초 러시아가 마투그로수 연방대학(UFMT) 경기장에서 훈련하기로 돼 있었으나 하지 않기로 하면서 우리가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월드컵에서는 양 팀이 경기 전날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관례이다. 대표팀도 17일에는 러시아전이 치러질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공식 훈련과 기자회견을 갖는다. 대표팀은 하지만 쿠이아바 적응을 위해 경기 이틀 전에 도착하는 일정을 마련, 경기장이 아닌 공식 훈련장에서 몸을 풀 예정이었다. 반면, 러시아는 17일 경기장에서만 한 차례 훈련을 갖기로 했다. 러시아가 홍명보호와 같은 일정이었다면 태극전사들은 마지막 담금질에 차질을 빚을 뻔한 셈이다.

대표팀은 18일 오전 7시 러시아와 첫 승점을 향한 일전을 치른 뒤 이튿날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로 복귀할 예정이다.

브라질 쿠이아바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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