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20선 붕괴…엇갈린 주식시장

입력 2014-06-14 07:13:42

철강금속·음식료 업종 '상승'…IT·자동차 등 수출주 '하락'

최근 원'달러 환율이 2008년 이후 강력한 지지선이던 1,020원을 뚫고 내려가면서 산업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증권시장에서도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IT(정보통신)'자동차 관련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철강금속'음식료 업종 등의 주가는 상승 중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 1,020원이 깨진 9일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철강금속 유통 음식료 업종이 각각 1% 넘게 오르며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철강업종의 경우 현대비앤지스틸이 12일 기준으로 현재 5%가량 상승 중이다. 현대제철, 세아베스틸은 10%가량 상승했다. POSCO도 1% 이상의 상승을 기록 중이다. 음식료 업종은 크라운제과, 무학, 대한제분, 대상 등도 상승 흐름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원화강세로 수출 경쟁력이 타격을 받지만 철강이나 제과업체 등은 수입중간재 비율이 더 높아 채산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세 유입 및 코스피 추가 상승 기대감에 증권업종도 큰 폭으로 뛰었다. 원화 강세는 경기 기초체력이 좋아지는 신호로 파악돼 외국인 매수가 나타나고 증시에 활력소가 될 수 있어서다. 미래에셋증권이 이 기간 8% 이상 급상승 중이고 대우증권'현대증권 등도 3% 이상 올랐다.

반면 원화강세 여파로 IT와 자동차주 등 수출주는 하락세. 대표적인 수출주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주식시장의 희비가 양분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호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원화강세가 전반적으로는 주식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5일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 발표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데다 미국 증시도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어서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기록을 경신하며 사상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 시지점 정연준 부지점장은 "최근 환율은 주식시장에 주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최근 우리나라 주가는 환율 상승 시 하락하고 하락 시 상승하는 주가와 환율 간의 상관관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환율 상승 시 투자액만큼의 달러가치가 떨어져 외환 손실을 보게 되므로 주식을 매도하려는 경향을 띠게 되고 외인들의 매도세로 주가가 하락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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