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스타즈''짜리몽땅'…대구는 음악 블루오션
서울은 블랙홀이다. 사람과 돈, 유행과 문화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대중문화도 마찬가지다. 이 흐름에 역행하며 대구에서 터를 잡고 뮤지션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이 있다. "대구에 있을 때 마음이 제일 편하다"고 묵직하게 말하는 2인조 힙합 그룹 'Fiestaz'(이하 피에스타즈)는 대구가 주요 무대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드러낸 '짜리몽땅' 멤버 3명도 경북예술고등학교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실력파로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뮤지션들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
◆"대구 1등이 단기 목표"
피에스타즈는 2인조 힙합 그룹이다. 요즘 가수와 비교하면 결코 적잖은 나이다. Sa-Feel(본명 사필성)이 만으로 서른둘, Hit.J(본명 안희재)가 서른한 살이다. 서른 줄에 접어들어 뒤늦게 그룹을 결성한 이유는 간단했다. "음악이 좋아서요." 안희재가 답했다. 이들이 피에스타즈라는 이름으로 뭉친 것은 올해 4월. 두 사람이 거의 10년 만에 재회해 만든 곡이 '때려쳐'로 제목부터 심상찮다. 월드컵 주제가인 'Victory'도 만들었지만 아직 정식 앨범은 내지 않았다. 신생팀인데도 지난달 첫 공연으로 계명대 축제 메인 무대에 초대받았지만 세월호 여파로 축제가 아예 취소되면서 좋다가 말았다. 지금은 클럽과 크고 작은 축제 무대에 서며 '워밍업'을 하고 있다.
2006년 음악판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함께 노래하고 춤을 췄지만 그 뒤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사필성은 보컬 트레이너 겸 부원장으로 부산의 실용음악학원에서 일했고, 지난해 케이블 채널 Mnet '보이스 코리아2'에 출연해 재능을 인정받았다. 프로듀싱에 재능이 있는 안희재는 대구에 '재미 엔터테이먼트'를 세웠다. 재작년 싸이의 '강남 스타일' 열풍이 불었을 때 패러디 영상인 '대구 스타일'을 제작해 이슈를 모은 사람이 바로 안희재였다. 사필성은 "부산 광안리에서 버스킹(길거리 연주)을 하는데 희재 생각이 많이 났다. 무대에 서고 싶었고, 서로 함께할 때 최고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나 대구로 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피에스타즈의 무대는 서울이 아니라 대구다. "수많은 뮤지션들로 경쟁이 치열한 서울이 레드오션이라면 대구는 블루오션"이라고 사필성이 덧붙였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음악을 할 수 있는 무대지 서울이라는 특정 장소가 아니다. KBS 음악 프로그램인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가고 싶은 것도 진정한 음악인이 서는 무대이기 때문이란다. 이들의 단기 목표는 대구 1등이다. 안희재는 "예전에 '대구 스타일' 동영상을 제작하면서 지역에서 가능성을 봤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실력파 뮤지션 키우는 학교들
대구에도 뮤지션의 꿈을 키울 토양은 준비돼 있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3'에서 TOP4까지 올랐던 '짜리몽땅'이 그 예다. 여인혜, 박나진, 류태경으로 구성된 짜리몽땅은 경북예술고등학교 졸업생으로 세 명 다 대구 아가씨다. 이 프로그램 심사위원인 박진영이 "짜리몽땅을 보면 선생님들이 정말 잘 가르쳐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이론적으로 교육이 진짜 잘 돼 있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 같은 평가에는 경북예고의 체계적인 교육과 학생들의 노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클래식 음악 교육을 중점적으로 해왔던 경북예고는 지난 2011년 실용음악 전공을 개설했고, 올해 2월 이 학과에서 첫 전공 졸업생이 나왔다. 음악기초이론과 재즈 화성학, 록'재즈 앙상블은 물론 대중음악감상, 피아노 반주, 통기타 연주 등 다양한 실용음악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대경대학교 실용음악과도 지역의 실력 있는 음악인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10대 밴드인 '라피스라줄리'(라라밴드)의 멤버 정순호는 이 학교 실용음악과 재학생이다. 가수 소찬휘와 러브홀릭 멤버인 강현민 등이 교수진으로 있으며 학과장인 유정우 교수가 연예기획사인 티케이 엔터테이먼트 대표를 맡으며 숨은 뮤지션을 발굴하고 있다. 티케이 엔터테이먼트 관계자는 "얼굴이 예쁘고 춤만 잘 추는 가수가 아니라 '싱어송라이터' 같은 실력 있고 건강한 음악인을 양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지역에서도 다양한 음악 색깔을 가진 이들을 많이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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