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화물터미널 부지 건설업체서 개발 주목

입력 2014-06-12 07:33:36

市 용도폐기하면 개발 가능…특정기업 혜택 반발 클수도

포항 도심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부지인 포항시 남구 대잠동 화물터미널을 인수한 세경산업개발이 향후 이 부지를 어떻게 개발할지에 부동산업계와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부지는 수년 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땅이다. 화물터미널이 도심에 위치해 있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소음과 교통위험 등의 이유로 이전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한데다 용도폐지 시 특혜가 된다는 주장이 맞물리며 포항의 뜨거운 감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아파트 건설업체인 세경산업개발이 전격 인수하면서 향후 개발 여부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벌써 대규모 아파트 건설과 대형유통시설 건립 등 각종 개발설이 나돌고 있다. 세경산업개발은 ㈜삼일과 632억6천160만원에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63억원이며 잔금 569억여원은 2015년 2월 28일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매각대금에는 포항시 남구 대잠동 96~46외 22필지(7만7천572㎡)와 건물(연면적 5천796㎡), 기계장치 13종(주유기, 유류저장탱크, 세차기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부지는 그동안 도시계획상 화물터미널(정류장)로 지정돼 있는데다 개발제한을 받는 준공업지역이어서 지금까지 매매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화물터미널의 용도 폐지안이 지난해 경상북도 교통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삼일이 대체 시설로 조성 중인 대송면 옥명리 화물터미널이 준공되면 대잠동 화물터미널의 용도를 폐지할 예정이다. 그럴 경우 아파트 건설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삼일과 세경산업개발은 현재 준공업지역에다 화물터미널 용도인 상태에서 매매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지 매입 가격을 고려했을 때 현재 상태로는 세경산업개발이 개발을 해도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해 개발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세경산업개발이 나서 도시기본계획상 화물터미널시설 폐지 및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포항시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포항시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무사히(?) 통과할지도 미지수인데다 특정기업을 위한 규제완화라는 비판여론이 형성되기라도 하면 사업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포항시가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실제 준공업지역에다 화물터미널 용도인 이 부지는 3.3㎡당 230만원대에 팔린 데 비해 바로 옆 상도지구는 3.3㎡당 500만원이 넘는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나 쇼핑센터 등의 건설이 가능하도록 포항시가 허용할 경우 아파트 분양과 상업시설 분양으로 세경산업개발이 큰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심원용 세경산업개발 대표는 "도심지에 화물터미널이 위치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화물터미널이 이전하고 이 부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이 들어설 경우 주거환경 개선 효과와 가치상승으로 포항의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다"고 했다.

포항시 허성두 도시계획과장은 "사업자가 어떤 방식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할지 모르겠지만 적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며,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문제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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