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가 또 멈춰 섰다. 올 들어서만 네 번째다. 지난 1월 29일 한울 원전 5호기, 2월 28일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 2호기, 3월 15일 경주 월성원전 3호기에 이어 울진에 있는 한울 1호기의 가동이 중단된 것이다. 가동 중단과 함께 계획예방정비를 한 지 7개월밖에 안 된 한울 원전 1호기가 어제 또 가동이 중단되자 원전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한울 1호기의 정상운전 중 원자로 내에서 제어봉 한 개가 낙하해 정밀점검을 위해 원자로를 수동 정지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이어서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함께 원인을 파악한 뒤 승인이 나면 다시 가동할 것이라고 했다. 원자로 내 제어봉은 출력을 조절해 사고방지 역할을 하는데, 원전에 이상이 생겼거나 이상 징후가 있을 때 자동 낙하한다.
한울 1호기의 설비용량은 95만㎾로 약 30만 가구가 동시에 쓸 수 있는 규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울 원전 발전이 정지된 당일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았던 오후 2시 예비전력이 1,000만㎾로 전력 수급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원전 측도 1호기 원자로는 안전한 상태로 방사능 유출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한울 1호기는 정기 종합점검을 위해 지난해 10월 가동을 중단하고 40일간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한 뒤 가동을 재개했는데도 불구하고 7개월 만에 다시 고장을 일으켰다. 졸속 예방정비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아무튼 월례행사처럼 불거지는 원전 가동 중단에 국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그러잖아도 대형참사에 따른 총체적인 안전관리 부실이 사회의 이슈가 되어 있는 시점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후유증과 마르지 않은 눈물도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가 원전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기존에 있는 원전마저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다면 원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할 것이다. 잇단 원전 가동 중단이 안전 불감증 때문은 아닌지 철저히 점검하고 마땅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수원과 그 감독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열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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