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예·적금 금리 낮아도, 환차익 비과세 장점

입력 2014-06-10 07:44:00

환율 하락기 '환테크 전략' 원화 입금하면 달러로 표시

직장인 이정훈(54) 씨는 요즘 살맛이 난다. 휴가를 앞두고 미국유학 중인 딸아이를 만나러 갈 생각에 들떠 있다. 최근의 원화 강세도 반갑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지난해보다 미국 체류기간 동안 경비를 10% 이상 줄일 수 있어서다. 이 씨는 내친김에 이달부터는 환테크에 나서고 있다. 지금은 달러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서 달러화 역시 비싸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더구나 그동안 저금리 등의 이유로 예'적금과 펀드로는 재미를 못 본 터라 '환테크'에 더욱 관심이 간다.

◆무너지는 환율, 재테크 고수에게는 기회

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하락국면으로 돌아섰다. 지난달 9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암묵적 지지선인 1천50원 선이 5년 8개월 만에 붕괴된 이래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4일 기준으로 1천24원으로 1천20원마저 위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1천1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1천50원, 하반기에는 1천10원으로 내려가 연평균 1천30원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환율하락은 재테크 고수들에겐 기회다. 환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겠지만 상장지수펀드(ETF)나 파생결합사채(DLB)를 활용하면 높은 수익성을 노릴 수도 있다.

환율이 출렁거리면 빠질 수 없는 상품이 해외펀드다. 원화를 달러로 바꿔 투자하는 상품이 주류이기 때문에 해외펀드는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해외펀드 가입자라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이 환 헤지가 가능한 상품인지 여부다. 일반적으로 해외펀드는 환 노출형과 환 헤지형 두 가지로 나뉜다. 지금처럼 원화가 강세일 때는 환 헤지형이 유리하다. 환매 시 원화로 다시 바꾸는 과정에서 해외에서 올린 수익을 다 까먹거나 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외화 예'적금 '비과세'에 환차익까지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장 기초적인 환테크는 달러 매수와 매도다. 지금처럼 원화가 강세일 때 달러를 사들인 후 원화가치가 하락(달러가치가 상승)할 때 되파는 전략이다. 가령 지난해 6월 중순 원'달러 환율은 1천163원대였던 반면 현재는 1천20원대다. 당시 달러를 산 후 4일(1천24원) 팔았다면 무려 13.57%의 손해를 보게 된 셈이다. 반대로 지금 달러화를 사들였다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때 판다면 수익이 높다. 최근 달러화가 약세다 보니 시중은행에는 달러 매수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영향으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달러에 대한 인기가 높다. 그러나 환율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원화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중한 판단과 함께 장기간 묶어둘 수 있는 '여유 자금'을 활용하는 게 좋다.

외화 예'적금 통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외화 예'적금 통장을 출시했고 가입 과정도 불편함이 없다. 금리는 연 0.5% 대로 낮지만, 환차익이 발생한 경우에는 비과세인 것이 장점이다. 종류는 일반 예'적금과 마찬가지로 거치식과 적립식 두 가지다. 외화 예금은 원화로 입금하면 달러로 통장에 표시되고 6'12개월 등 일정 기간을 예치하고 만기시점의 환율에 따른 예치금과 금리를 받아가는 상품이다. 금리는 연 1%가 안 되지만 환차익은 비과세 대상이라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하나의 계좌에 10개 통화까지 예치할 수 있고 만기이자는 월 복리로 지급하는 외화적립예금 상품도 출시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많이 하락한 지금 가입하면 환차익과 월 복리 이자수익에 수수료 면제 효과도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은 호주달러와 뉴질랜드달러, 캐나다달러로 외화정기적금을 들 경우 6개월 기준 각각 2.8%, 3.6%, 1.25%의 금리를 주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정기적금도 금리가 2%대인데, 특히 뉴질랜드 외화적금의 경우 3.6%로 금리가 상당히 높다. 환율이 낮을 때 조금씩 환전해 외화적금 통장에 넣어두면 환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과 금리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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