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아트홀 개관 20주년 공연 '정의의 사람들'

입력 2014-06-07 11:22:15

예전아트홀 개관 20주년 기념으로 극단 예전의 '정의의 사람들'이 11일부터 28일까지 대구 남구 대명동 예전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정의의 사람들(Les Justes)은 프랑스 출신 작가 알베르 까뮈가 1950년에 쓴 희곡 작품이다. 러시아 혁명의 바람이 한창이던 1905년 러시아 사회혁명단원들이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의 숙부인 세르게이 대공을 암살한 실제 사건이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

이 작품을 통해 까뮈는 관객들에게 묻는다. "과연 정의가 무엇인가"라고. 극 중 인물들은 누군가에게는 정의의 사람들이자 혁명가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테러리스트일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분법적인 구분이 과연 의미 있을까.

작품에서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격렬한 갈등과 고뇌를 겪은 극 중 인물들은 결국 러시아인의 해방을 위해 명예롭고 정의로운 혁명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다. 이들이 그렇게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이 질문의 힌트이고, 답은 여전히 관객의 몫이다.

이 작품은 모두 5막으로 구성돼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다. 또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조금은 어려운 대사, 논리적인 쟁의를 전달하기에 요즘 관객들에게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혼란한 역사 속 테러리스트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만큼 연극 내내 지속되는 밀도 높은 긴장감이 충분히 극적 재미를 준다. 또 '정의'라는 키워드가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요즘 시대상에 관객들에게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진중한 사색의 시간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출은 김태석 극단 예전 대표가 맡았다. 극 중 러시아 사회혁명단원 5인은 임호준(이반 칼리아에프), 하연정(도라 둘루보프), 양진택(알렉시스 보이노프), 김찬양(보리스 아넨코프), 이경훈(스테판 페도르프)이 맡아 열연을 펼친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와 7시, 일요일 오후 4시. 월요일은 공연을 쉰다. 전석 2만원. 053)424-9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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