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에는 광장·뒤쪽엔 마당, 이웃과 함께 어울리는 공간
대구 수성IC에서 청도IC를 거쳐 약 40여 분의 거리에 위치한 청도어린이도서관은 청도군청사 동쪽에서 그리 멀지 않은 청도군보건소와 인접해 있다. 군청사 전면에 위치한 중심 도로인 청화로와 후면 복개 공용주차도로와의 결절점에 위치한 도서관은 북측으로는 대지 경계 맞은편 3개의 연립주거동과 인접하여 있으며 남측으로는 6m 직선도로 및 그 전면의 공용주차장, 전면은 주변 산세의 형상을 따르듯 변화하는 스카이라인의 기하학적 흐름을 가지는 정면성을 구현하고 있다.
건축의 배치계획은 주변의 공간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이들과 조화롭게 공간을 구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우선 건물을 전면 도로와 평행하게 장방형으로 배치하여 도시가 가지는 방향성을 따르고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추구하였으며, 북측 배면에는 주변 건축물과의 관계성을 고려하여 이웃과 공유될 수 있는 오픈스페이스를 형성하도록 한다. 남측은 도로와 평행 배치함으로써 건축물에 정면성을 가짐과 동시에 전면광장을 형성하게 하였으며, 북측면은 후면 연립주거동과 공유될 수 있는 뒷마당을 형성하였다. 이러한 2개의 외부공간 형성은 본 건축물의 직각으로 꺾인 Z자형의 평면적 구성에 의하여 가능하였으며, 이러한 평면구성은 선형 건축물이 가지는 길이 방향의 수평적 확장성도 갖추게 하였다.
청도어린이도서관 1층 내부의 진입부, 엘리베이터홀, 대출공간, 열람실에 이르기까지 공간적 흐름은 막힘이 없다. 실제적으로 도서관의 1층 평면도를 살펴보면, 각 공간 간의 칸막이벽이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공간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은 각 공간의 영역 간 차이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다. 공간의 영역성 인지는 물리적 막힘을 통하여 이루어지지 않으며, 각 영역들이 가지는 공간감의 차이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하나로 통합된 공간이지만 전체의 각 부분은 동선에 따라 압축되었다가 확장된다. 이러한 공간 특성의 변화를 통하여 각 영역의 차이를 인지한다.
도서관 2층 슬래브 오픈부의 역동적 흐름을 통하여 이용객의 시각이 유도되며, 이용객은 엘리베이터홀에서 열람실 끝자락 멀티미티어실까지 자연스럽게 유도된다. 그 유도되는 동안 2층 슬래브의 흐름과 달리 움직이는 옥상층 슬래브의 흐름 또한 인지하게 될 것이며, 그 슬래브 상부 오픈부를 통하여 빛의 유입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빛에 대한 인지는 노출 콘크리트의 물성과 색채의 추상성을 통해 더욱 강조된다.
높이가 다른 슬래브와 슬래브 사이, 또는 벽체와 벽체 사이의 비어 있는 부분은 그 투명성으로 인하여 자연경관을 내부공간 안으로 채워 넣는다. 이 모든 공간 변화는 경계가 없는 흐르는 연속적인 공간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각 영역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기 위한 건축적 작용들이다.
청도어린이도서관 전면부의 변화하는 스카이라인의 형상은 그 외피가 품고 있는 내부공간들의 중첩, 역동성, 외부공간의 내부관입에 기인한다. 건축디자인 과정 중에 추구되었던 형태의 일체감, 매스의 해체, 역동적 내부 공간 형성은 어느 하나도 소홀함이 없이 상호 피드백에 의하여 동시에 이루어졌으며 이들 간의 끊임없는 상호 조정과정의 결과로 본 도서관의 공간과 형태가 구현되게 되었다.
본 건축의 내부 공간 디자인에 있어서는 각 공간의 성격에 따른 위계부여, 이를 위한 공간의 압축 및 확장이 이루어졌으며, 각 공간에서 도입된 다양한 유형의 자연채광, 외부공간에서 내부공간으로의 유입 등은 동선의 연속적 이동에 따라 변화되어 느껴지는 공간적 감흥 부여를 목적으로 하였다.
청도어린이도서관은 설계와 건축 및 인테리어 시공 단계 등 전 과정에 대한 이해와, 작가정신에 대한 신뢰와 성원을 보내주고 설계자의 의도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청도군청 관계자들의 도움의 산물이기도 하다.
글=이성호 동아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사진=조명환, 윤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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