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의 40% "선거에 졌지만, 정치적으론 승리"

입력 2014-06-05 11:24:37

30∼50대 남성 열성적 지지…수성구 47% 득표 기반 확인

'김부겸 잘 싸웠다'. 6'4 지방선거에서 아쉽게 석패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가 4일 오후 서구 내당동 선거캠프에서 한 지지자와 포옹을 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가 득표율 40.33%로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지난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40.4%를 얻어 대구 정치권을 깜짝 놀라게 한 김 후보는 이번 선거만큼은 이기는 선거를 치르고 싶다고 했지만 새누리당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다. 그는 4일 저녁 "시민들의 분에 넘치는 사랑으로 여기까지 왔다. 패배를 깨끗이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민들은 40%가 넘는 지지를 보냄으로써 그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선거에서는 졌지만 정치적으로는 승리한 선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는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중량감에다 원만한 인품 등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호응을 얻었다. 30~50대 남성 유권자들은 김 후보에 대한 열성적인 지원을 보내기도 했다. 김 후보는 특히 수성구에서 47.4%의 득표율을 올려 지난 총선(40.4%)보다 7.0%포인트 더 높은 득표율을 올려 수성구에서 강한 지지 기반을 재확인했다. 총선거였다면 당선이 가능한 득표율이었다.

김 후보는 향후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마케팅까지 구사하며 선거에 올인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플래카드에 실으면서 정체성 논란까지 일으킬 만큼 승리에 대한 집념을 보였다.

결국 대구시민들은 김 후보의 인물과 능력은 충분히 인정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그에게 대구시장직을 맡기기에는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것을 표로 보여줬다.

김 후보는 정치적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계속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정치적 도전이) 이어져야 저를 향한 기대와 성원을 보내준 시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다음 총선에 출마할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번 득표율로만 본다면 다음 총선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 후보는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을 약속하는 등 근대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간 화해를 내걸며 지지를 호소했다. 상생과 화해를 장기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선거에서는 졌지만 정치적으로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그는 "시민들의 열망을 확인하고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이 내가 부족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시민들 곁에 있겠다. 시민들 마음에 '이 친구가 제대로 일할 수 있겠구나'라는 판단이 설 때까지 곁에 있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권영진 당선인을 향해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좋은 시장이 돼 대구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강렬한 요구에 잘 응답하는 행정을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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