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8·끝>H조:벨기에·러시아·알제리·한국

입력 2014-06-04 09:16:49

홍명보호의 희생재물은 러시아·알제리?

'즐겨라, 대한민국!'(Enjoy it, Reds)을 슬로건으로 내건 한국은 H조에서 러시아'알제리'벨기에와 차례로 맞붙는다. 한국은 러시아전(18일 오전 7시)과 알제리전(23일 오전 4시)에서 내리 이겨 16강행을 굳힌다는 즐거운 시나리오를 짜놓고 있다. 태극전사의 조별리그 생존경쟁은 27일 오전 5시 벨기에전으로 막을 내린다.

◆벨기에

벨기에는 이번 대회에서 주요 우승 후보국의 발목을 잡을 복병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 예선 A조에서 8승2무(18득점 4실점)의 무패행진으로 조 1위를 차지한 탄탄한 전력 덕분이다. 벨기에는 지난해 조 추첨 당시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까지 올랐다.

벨기에는 이름값만으로는 단연 H조 최강이다. 로멜루 루카쿠, 에덴 아자르, 마루앙 펠라이니, 무사 뎀벨레, 얀 베르통언, 뱅상 콩파니, 아드난 야누자이, 티보 쿠르투아 등은 유럽 빅 리그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 벨기에는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달 27일 룩셈부르크전에서 5대1, 1일 스웨덴전에서 2대0으로 이겼다.

그러나 축구공은 둥글다. 한국이 벨기에의 허점을 잘 공략한다면 '이변'을 연출할 수 있다. 미국의 스포츠 웹진 '블리처 리포트'는 2일 "벨기에의 양쪽 윙백인 얀 베르통언과 토비 알더바이렐트는 훌륭한 선수이지만 윙백에 최적화된 선수들은 아니다"라며 "빠르고 폭을 넓게 쓰는 날개 선수들을 수비하는 스킬이 부족하다"고 짚었다. 한국의 손흥민과 이청용의 발끝에 벨기에 격파의 길이 있는 셈이다.

◆러시아

러시아는 한'일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소련 시절인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는 등 동유럽의 강호로 손꼽혔지만 소련 해체 이후에는 월드컵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러시아 국민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옛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 중심에는 파비오 카펠로(이탈리아) 감독이 있다. 그는 AC밀란, AS로마,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경험이 있는 세계적 명장이다.

카펠로 감독 부임 이후 러시아의 전력은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톱니바퀴 조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카펠로 감독이 해외파 없이 국내파로 엔트리를 짠 것도 조직력을 극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1대2로 패한 바 있다.

러시아는 체력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이달 1일 치른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 수비진의 후반전 체력 저하가 두드러졌다. 중앙수비수인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알렉세이 베레주츠키 등이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면서 후반 32분 동점 골을 허용했다. 후반 막판 태극전사들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알제리

알제리는 아프리카 최종 예선에서 원정 다득점의 행운으로 본선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FIFA 랭킹은 25위로 한국보다 훨씬 높아 결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알제리는 1일 스위스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아르메니아를 완파, 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전반에만 에사이드 벨카렘, 리야드 마레즈, 이슬람 슬리마니가 3골을 몰아쳐 아르메니아를 3대1로 꺾었다. 더욱이 소피앙 페굴리, 나빌 벤탈렙 등 일부 주전급 선수는 선발 명단에서 빠져 있었다. 화려한 개인기와 뛰어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력은 홍명보호에 긴장감을 더하게 했다.

부동의 스트라이커는 188㎝ 장신에 힘이 세고 위치 선정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이슬람 슬라마니다. 슬라마니는 이번 월드컵 예선 7경기에 출전해 알제리의 16골 가운데 5골을 책임졌다. 좌우 날개로는 알 아라비 수다니와 소피앙 페굴리가 나설 전망이다. 페굴리는 알제리의 에이스로, 현지에서는 프랑스의 스타였던 지네딘 지단과 비교되는 플레이 메이커다. 알제리는 그러나 수비 조직력이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