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 '일용할 양식' 남산 푸드마켓 지킴이 최순준 씨

입력 2014-06-04 07:29:37

물품 모자라 공급 못할때 안타까워

"생활이 어려운 이웃은 많은 데 생필품이 절대적으로 모자라 걱정이 많아요. 후원자들이 모여 작은 정성을 보태면 이웃들의 삶이 한결 밝아질 거예요."

대구 경북공고 정문 맞은편 중구 남산푸드마켓. 연두색 조끼를 입은 최순준(65) 씨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매장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다. 진열대에 떨어진 물품이 없는지, 유통기한이 지난 물품이 있는 지도 꼼꼼히 체크도 했다. 그는 남산푸드마켓 지킴이로 5년간 활동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이곳 푸드마켓에 나와 봉사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다. 그는 2008년부터 운영된 남산푸드마켓에 후원사업단을 처음 조직해 다른 푸드마켓을 깜짝 놀라게 했다. 남산푸드마켓을 가장 활성화했기 때문이다. 푸드마켓은 정부의 일정한 지원비로 식품이나 생필품을 구입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긴급지원 대상자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무료로 가져가도록 하는 이용자 중심의 무상이용가게이다.

"가게에 있다 보면 물품이 모자라 제대로 공급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다음에 오시라고 돌려보낼 때가 가장 마음 아프지요. 또 자격이 안 되지만 어려운 이웃들이 찾아오면 어쩌겠어요. 필요한 물품을 줘야 하지 않겠어요."

그가 조직한 푸드마켓 후원단은 지인을 중심으로 150여 명을 확보했다. 후원자는 적게는 1인당 5천원에서 많게는 5만원까지 다양한데 대부분 1만원 후원자다. 그는 후원자의 지원금으로 정부 지원 물품 외에 부족한 물품을 구입해 이용자에게 편리하게 제공하고 있다. 현재 남산푸드마켓은 이용자가 400명을 넘고 서비스도 최고다.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에게는 원하는 물품을 직접 배달해주고 있다. 또 그는 전국 푸드마켓 가운데 빵꿈이봉사단도 처음 조직했다. 20여 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빵꿈이봉사단은 매주 두 차례 카스테라 빵을 직접 구워 푸드마켓에 비치해 이용자들을 돕고 있다. 한 차례 50~100개 구워놓아도 부족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그도 빵을 굽기 위해 제과제빵 자격증을 땄다.

"나눔은 자기가 모든 것을 가진 다음에 베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렵게 살면서도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중요합니다."

남산종합복지관에 몸담고 있는 그는 봉사라면 남다르다. 올해 건강떡 프로그램 사업을 기안해 매달 2회 경로당과 돌봄어르신들에게 영양떡을 제공해주고 있다. 또 어버이날 때는 카네이션 1천 개를 만들어 복지관 어르신들에게 달아주기도 했다. 이 밖에도 그는 대구사랑의 열매 중구봉사단장을 3년째 맡아오면서 착한가게 가입홍보를 하고 있다. 그는 전국 최초로 착한골목 1호인 '동인동 찜갈비 골목'을 탄생시켜 주목받았다. 또 '종로 고기골목'도 착한가게에 가입시키는 기여를 했다.

1985년 중구 새마을부녀회 활동으로 봉사를 시작한 그는 중구 여성예비군 중대장을 거쳤고 지금껏 30년 가까이 나눔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봉사시간만 4천500시간이 넘고 2011년 중구 구민상, 2013년 대구자원봉사대상 본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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