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도서관 10일 '책으로 입장하는 작은 음악회'
한 권의 책을 기증하고 입장하는 음악회가 수성구립 범어도서관(관장 신종원)에서 열린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갖고 와서 도서관에 남겨두고 갈 책이 입장권을 대신하는 셈이다. 우리 도서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수성구립 범어도서관 내 시민독서모임인 '범어포럼'은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도서관에 기증함으로써 독서문화를 확산하고, 마을 공공기관을 우리 스스로 사랑하고 가꾸어 나가자는 차원에서 '책으로 입장하는 작은 음악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책으로 입장하는 작은 음악회'는 10일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 범어도서관 자료실(지하 1층)에서 열리며, 객석은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의자에 방석 의자를 추가해 꾸몄다. 관람객들은 정해진 자리 없이 여기저기에 앉거나 서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범어포럼 측은 "우리는 지금까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기만 했다. 이제는 빌려 읽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 스스로 도서관에 한 권의 책을 기부하는 문화를 형성함으로써, 좋은 책을 보다 많은 시민에게 알리고 독서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이번 음악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민들 누구나 음악회 입장이 가능하며 입장을 원하는 시민은 자신이 감명 깊게 읽은 책 중에 한 권을 새 책으로 구입해 입장권 대신 기증하면 된다. 행사를 주최한 범어포럼 측은 새 책을 고집하는 이유로 "사람들이 웬만해서는 헌책을 읽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희귀판본이 아니라면 새 책으로 도서관을 채우는 것이 시민들의 이용률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작은 음악회에는 소프라노 류진교, 바리톤 석상근, 동요가수 이춘호, 대구국제오페라오케스트라 현악 4중주단, 남자은(피아노 반주) 등 지역의 내로라하는 음악인들이 전원 재능 기부로 출연한다. 바리톤 석상근은 '산촌' '나는 이 거리의 제일가는 이발사'(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에서)를 열창하고, 소프라노 류진교는 '밀양 아리랑' '내 입술에 정열의 키스를'(오페레타 '주디타' 중에서) 등을 부른다.
수성구립 범어도서관과 범어포럼은 앞으로도 '책으로 입장하는 작은 무용공연' '마술공연' 등을 이어갈 계획이며 무용공연은 기존의 극장에서 펼치는 공연과 달리 '문학 작품 속 이야기'를 주제로 한 작품을 보여줄 예정이다.
범어포럼 좌장으로 이번 음악회의 사회를 맡은 강민구 KMG내과 원장은 "도서관은 시민이 이용하는 시민의 공간이다. 시민들이 우리 마을 도서관을 아끼고 사랑할 때 도서관도 발전하고, 대구시민의 문화예술의식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범어도서관 신종원 관장은 "앞으로도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펼쳐나가는 문화행사를 적극 지원하겠다. 이번 음악회를 계기로 우리 대구에 기부 문화가 더욱 확산되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가신청 053)668-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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