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빌려줄게…대구 의원들끼리 알아서 하라?

입력 2014-06-02 10:53:32

새누리 중앙당 대구 연석회의…부산 가덕도신공항 대책 관련 반대 결의

선거 막바지에 터진
선거 막바지에 터진 '남부권 신공항 부산 가덕도 논란'에 대해 31일 오후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 캠프에서 새누리당 대구시당이 사실상 중앙당 핵심 선대위 관계자가 빠진 상황에서 '중앙당 선대위 및 대구 국회의원 연석회의'를 가졌다. 권 후보와 참석 국회의원들이 정략적 가덕도 신공항 주장을 결사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 낭독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세월호 참사와 남부권 신공항 논란 등으로 대구시장 선거전이 '새누리 심판론'으로 번지고 있지만 정작 새누리당 중앙당은 대구를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지난달 31일 오후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 캠프에서 '중앙당 선대위 및 대구 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었다. 최경환 중앙당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이 주재한 이날 연석회의에는 이한구 국회의원을 제외한 11명의 대구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했고,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했던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 연석회의는 새누리당 중앙당 선대위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발언에 따라 대구경북에 확산하고 있는 '반(反)새누리 정서'를 잠재우는 한편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 측의 신공항 공세에 맞설 전략을 세워 '신공항 파고'를 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문제는 이날 회의가 사실상 대구시당 단독으로 열렸다는 점이다. 앞서 주호영 대구시당 위원장이 대구민심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자, 중앙선대위에 대구 현장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됐다. 결국 이날 연석회는 '중앙당 선대위 및 대구 국회의원 연석회의 결의사항'으로 가덕도 신공항 주장 결사반대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중앙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들은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측은 "대구시당 요청이 있었지만 이미 31일과 1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충청 지역의 중앙선대위 연석회의 일정이 잡혀 있어서 변경이 불가하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가는 "새누리당이 최근의 대구 상황을 너무 낙관하고 있는 것 아닌가. 가만히 있어도 될 지역이라고 '집토끼'로만 생각하다가는 큰코다친다"면서 "지난 부산에서의 연석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한 것도 새누리당이 대구경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연석회의 참석자들은 '남부권 신공항 입지 선정은 5개 지자체의 합의와 같이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 원칙에 따라 대내외 전문가의 결정에 따른다는 정부와 중앙당의 방침에 아무런 변동이 없음을 확인했다. 우리는 남부권 신공항의 최적지는 밀양으로 확신한다. 신공항을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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