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제조기' 전직 교장…이정인 대구 신당초교 육상 코치

입력 2014-06-02 09:19:15

대구 신당초교에서 육상을 지도하는 이정인(왼쪽) 코치는 국내 유일의 교장 출신 코치로 주목받고 있다. 그의 지도로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동원(오른쪽)과 노호진이 대구시민운동장에서 함께 포즈를 취했다.
대구 신당초교에서 육상을 지도하는 이정인(왼쪽) 코치는 국내 유일의 교장 출신 코치로 주목받고 있다. 그의 지도로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동원(오른쪽)과 노호진이 대구시민운동장에서 함께 포즈를 취했다.

지난달 30일 대구시민운동장. 제34회 대구시 종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 운동장에서 초등학생 선수들을 인솔하는 한 어르신이 눈길을 끌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가운데 태양에 얼굴이 구릿빛으로 탄 그는 어린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얘기하며 대회를 돕고 있었다.

대구 신당초등학교에서 육상을 지도하는 이정인(66) 코치였다. 농부나 이웃집 어르신 같은 모습을 한 그는 4년 전까지 초등학교 교장을 지냈다. 2010년 8월 경운초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이 코치는 국내 유일의 교장 출신 육상 코치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금메달 제조기'로 불릴 정도로 코치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이 코치는 전국소년체전에서 2년 연속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그의 지도를 받은 김동원(대구체중 1년)은 지난해 제42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신당초교 소속으로 남자 초등부 높이뛰기에서 우승했다. 또 신당초교의 노호진(4년)은 지난달 열린 제43회 전국소년체전 남초부 80m에서 금메달을 이 코치에게 안겼다.

"제가 복이 있다가 보니 금메달을 두 개나 땄습니다.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고, 아이들의 능력을 지켜보고 함께 운동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사실 이 코치는 이력 상 육상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지 않았다. 물론 육상 선수 출신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활동하며 여러 종목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안동교육대학 출신인 그는 교사로 재직하면서 체육 부문 교육연구대회에 참가, 여러 차례 1등급을 받았다. 그는 젊은 시절 경북종합학도체육대회 교직원 부문 1,500m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육상 실력을 자랑했고, 요즘에는 각종 생활체육 육상대회 60대 부문에서 1~3위를 휩쓸고 있다.

이런 능력으로 그는 대구와 경북지역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교감, 교장을 역임하며 씨름과 수영, 육상 등에서 많은 우수 선수를 배출했으며 정년퇴직한 후에는 코치로 활동하며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주위에서 2년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치켜세우는데 고마운 일입니다. 남을 압도하는 전문성은 없지만, 40년 이상 어린이들과 함께한 경험을 살려 좋은 선수를 발굴'육성했다고 봅니다."

이 코치는 높이뛰기 유망주로 주목받는 김동원을 신당초교에서 발굴했다. 그는 당시 신당초교에서 여자 배구팀을 지도했으나 육상 테스트를 하면서 김동원의 잠재적인 능력을 알아보고 높이뛰기 선수로 키웠다. 이 코치는 "동료, 후배 교장들의 추천으로 코치를 맡고 있는데, 힘 닿는 데까지 계속할 생각"이라며 "우리 어린이들이 체육을 통해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운동장에 나가고 있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