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사회를 바꾸려면

입력 2014-05-31 07:10:30

오구마 에이지 지음/전형배 옮김/동아시아 펴냄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갖고 있는 사회문제에 주목한 책이다. 일본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반대운동이 거세지는 시기에 쓰여졌기 때문에 원전 등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보다 폭넓은 문제들도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현대의 대의제 민주주의 한계를 지적하며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직접행동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데모를 해서 무엇이 바뀌는가?"라는 질문에 저자는 "데모를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데모를 비롯한 사회운동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민주주의 발전 과정 등을 짚으며 인문학적인 성찰을 시도한다.

저자는 데모는 사회를 바꾸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의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을 때 데모 등 사회운동으로 대의제 자유민주주의 한계를 보완해 나가지 않으면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데모가 대의제 자유민주주의의 파괴행위라는 일련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의제가 원래 봉건제의 산물이기에 데모가 봉건제의 파괴행위일 수는 있어도 자유민주주의 파괴행위는 아니라고 말한다. 또 저자는 선거에 대한 생각도 밝히고 있다. 투표를 통해 대표가 선출되는 체제에서는 유력자나 대규모 조직을 등에 업은 사람이 승리하게 되며 이것은 루소의 말처럼 "선거가 끝나면 노예로 돌아가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는 것.

저자는 대의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개와 대화의 중요성도 언급한다. 저자는 대의제 자유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하려는 데모 등 사회운동은 정권과 대립하는 상태라면 '대립하는 목소리'가 되지만 정권이 거기에 응해주면 '대화하는 목소리'가 된다고 말한다. 440쪽, 1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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