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변택 김주분 씨 부부 아들 모교에 1억 기탁
"하늘에 있는 아들도 기뻐할 겁니다."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한 부모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양변택(63), 김주분(61) 씨 부부는 29일 맏아들인 고 양종현 씨가 졸업한 대구 오성고등학교를 찾아 장학금 1억원을 전했다. 오성고는 양 씨 부부의 아들 이름을 따 '양종현 장학회'를 만들고 이곳에서 장학금을 관리하기로 했다.
양 씨 부부가 오성고에 기탁한 장학금은 영천 일대에 갖고 있던 논을 팔아 마련한 돈이다. 이 땅은 양 씨가 30년 동안 군무원 생활을 하며 알뜰하게 돈을 모아 구입한 것으로 당초 종현 씨에게 물려주려고 했던 재산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종현 씨가 유명을 달리하자 부부는 이 땅을 팔았고, 일부는 작은아들에게 준 뒤 나머지 돈은 맏아들의 후배를 위해 오성고에 맡기기로 했다.
부부에 따르면 종현 씨는 오성고 31회 졸업생. 지금 살아 있다면 36세이다. 경북대를 졸업한 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학교 도서관과 집을 오가는 생활을 하다 불의의 사고로 눈을 감았다. 어머니 김 씨는 "아들을 잃은 뒤 상실감이 너무 커 어떻게 버텼는지 모를 정도였다"며 "마음을 조금이나마 추스르게 된 후 아들에게 주려던 재산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좋은 일에 쓰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양 씨 부부에게 1억원은 적지 않은 돈이었다. 양 씨는 군무원 생활을 하다 5년 전 명예퇴직했고, 부부는 연금으로 생활하던 터였다. 그는 "생활이 그리 쪼들리는 편이 아니라 해도 1억원이 큰돈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아들의 모교 후배를 위해 이 돈을 쓴다고 하면 하늘에 있는 아들도 웃으며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오성고는 교감을 위원장으로 하는 장학회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장학생 선정과 지급액, 지급 시기 등을 정할 계획이다. 오성고 박찬수 교장은 "학교 구성원 모두 양 씨 가족의 숭고한 뜻을 잊지 않겠다"며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 중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에 우선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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