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복한 고통' 에세이집 펴내…2년간 5,500만원 기부
그의 10대 시절은 암울했다. 100㎏이 넘는 고도비만에 마음의 문은 늘 닫혀 있었다. 20대 때는 병마와의 싸움이 계속됐다. 멋진 대학생활을 꿈꾸며 그는 대학에 입학한 후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체중은 줄었지만 베체트병이라는 희귀 난치병이 찾아왔다. 베체트병은 온몸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질환으로 악화와 호전이 반복된다.
어느덧 30대, 그는 뚱뚱하고 소심한 아저씨가 됐다. 결혼도 하고 조그만 회사도 운영하게 됐지만 늘 가슴 한쪽이 답답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자전거는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병마를 떨쳐낸 것은 물론, 인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함과 꿈을 찾아가는 열정이 가득 찬 사람으로 변했다. 병마의 후유증을 털어낸 그는 삶에 대한 의지와 세상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찼고,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 나눔을 통한 행복도 알게 됐고, 평생 지켜야 할 가치가 됐다.
자전거로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는 김기중(41'㈜삼일 대표이사) 씨의 이야기다. 그의 자전거 인생은 '한국인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는 2011년 극한 스포츠인 미국 대륙횡단 자전거 레이스(RAAM'Race Across America) 4천800㎞ 2인팀 부문에 출전해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같은 해에 악명 높기로 소문난 산악자전거 레이스 '호주 크로커다일 트로피'에 출전, 한국인 최초로 완주했다. 지난해 5월엔 한국인 최초로 RAAM 4천800㎞ 솔로 부문에 도전해 완주에 성공했다.
그는 자전거 라이더에 머물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행복의 초점을 맞췄다. 구미 지역의 이주노동자 및 결혼이주여성을 돕는 시민단체인 '꿈을이루는사람들'(대표 진오 스님)을 도우며 봉사한 게 인연이 됐다.
그가 무릎을 수술하고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겪으면서도 극한의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것은 나눔 실천으로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자전거를 통해 나 자신을 알게 되면서 주변을 돌아보는 마음 또한 깊어졌습니다. 나눔에 대한 행복을 알게 되었고, 이를 평생 실천해야 할 기쁨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는 1㎞를 달릴 때마다 100원씩 모금한 금액과 우승 상금을 다문화가족, 사회복지시설의 소외계층 등에 기부한다. 2011년부터 2년간 기부한 금액은 5천500여만원. 그는 올해도 5천만원 이상을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기부 라이딩으로 든든한 남편, 친구 같은 아빠, 소통하는 사장 등 상상도 못한 큰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김 씨는 최근 지금까지의 도전과 좌절, 그리고 꿈과 희망을 기록한 '행복한 고통'이란 책을 펴냈다. 또 비슷한 방법으로 기부활동을 하며 책을 펴낸 '꿈을이루는사람들'의 진오 스님과 함께 30일 구미에서 합동 북콘서트도 연다. 그는 인세 수입 전액을 나눔 실천에 쓸 계획이다. 김 씨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책을 낸 진오 스님과 함께 나눔의 미학을 우리 사회에 확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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